“북핵·남북관계 당분간 답보상태 불가피”

2008년 새해 벽두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다. 남쪽에서는 10년 햇볕 정권이 종식되고 보수 정권 출범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핵신고를 지연시키면서 미북간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핵 문제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2008년 정초. 데일리NK는 외교안보 전문가들로부터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신(新)정부 출범 후 상당기간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또한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핵문제도 중대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군비통제연구실장=2007년 북핵 문제는 핵무기 폐기 단계인 ‘메인 게임’에 접근하지 못하고 지나갔다. 불능화 및 핵 신고라는 ‘오픈 게임’에 시간을 모두 소비했다.

그마저 오픈 게임도 연말까지 완료하지 못했다. 북한이 택할 수 있는 선택은 세 가지 있다. 첫째, 순순히 ‘메인 게임’에 들어갈 수도 있고, 둘째 다시 핵개발을 해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고, 셋째 시간 끌기에 돌입할 수도 있다.

올해는 ‘시간 끌기의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이 강경책 돌아서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남한의 이명박 정부의 입장도 시험해 봐야 한다. ‘메인 게임’ 들어가기보다는 ‘오픈 게임’을 놓고 6자회담이 계속 열리는 상황이 될 것이다. 본격 핵폐기 이슈를 놓고 협상을 하더라도 타결 가능성이 적다. 북한은 화급하게 핵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남북공조’와 ‘국제공조’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둘째는 북한의 두 얼굴인 ‘동족이면서 적’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분리 대응해야 한다. 셋째는 협상을 하되 강자의 포지션에서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북핵 문제는 당분간 안 풀릴 것 같다.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이 상반기 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풀리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적으로 식량문제 등 어려움을 느껴야 변화가 올 수 있을 것 같다. 대화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 돼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6자회담을 했다고 해서 영원 불변한 해법이 될 수는 없다. 항상 가변적인 것이다. 핵신고 및 불능화가 안 되는 것에 대해 불안하지만 걱정할 것은 아니다. 결국은 우리가 얼마나 하기 나름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한국의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 남북대화를 통해 성과를 내기에 집착한다면 문제는 더 안 풀린다. 원칙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북핵 폐기가 우선돼야 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할 의무는 없다. 정치.도의적 의무 없다. 정권이 바뀌면 재검토 하는 게 맞다. 국정철학에 맞지 않으면 재검토해야 한다. 결국 북한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규범에 의해 접근해야 한다. 또한 동포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입장과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국제규범 무시했고, 북한 동포에 대한 애정도 부족했다. 다만 북한 정권에 대한 사랑만을 가지고 접근해 상식에 반하는 정책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남북관계는 무엇보다 북핵문제 진전 상황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불능화와 핵신고가 완료되면 남북관계도 이명박 정부와 김정일 정부간 핵 폐기단계 이후를 논의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갈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외교안보 브레인들은 핵시설 불능화가 완료되면 이명박 당선자가 공약한 ‘비핵.개방.3000’ (북한 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해 북한 주민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 수준까지 높인다) 로드맵 이행을 위해 북한과 협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능화 및 신고가 순조롭게 진행 마무리되면 이명박 정부와 북한 간에 북핵 해결 이후 단계 논의할 수 있을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남북관계에서 일정 정도 냉각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것은 신정부 핵심 브레인들이 남북관계 보다 한미동맹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북핵문제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조건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재 통일부 조직의 축소.통합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이럴 경우 북한은 남한 정부가 북한과 대화 의지 없는 것으로 미국하고만 대화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통일부 축소.통합은 북핵문제 해결 어렵게 할 수 있어 의도하지 않은 결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남북관계는 어느 정도 소강상태가 불가피해졌다. 시기가 변수인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소강상태로 갈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나름대로 북한은 관망상태로 갈 것이다.

상반기에 북한은 남북회담을 통해 쌀과 비료를 확보해야 하는 절실한 필요성 있다. 이것이 변수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적십자 회담 등 인도주의적 회담에는 호응하겠지만 단순한 남북관계 진전 위한 회담에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풀어갈지 모르겠지만 상당기간 소강상태로 갈 것이다.

북핵문제도 장기화 될 것 같다. 불능화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미 의회의 입장은 부시 행정부가 불능화 단계에서 북한에 너무 양보했다는 입장이 많다. 처음엔 불능화 수준을 1년 이상을 요구했다가 3개월 수준까지 내려왔다. 현재 미국이 불능화 수준을 바꾸려 하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미 의회에서 보면 부시 행정부의 불능화 요구 수준이 낮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신고는 좀 더 강력하고 철저하게 밀어 붙이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적어도 신고는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시 대통령도 미 의회의 입장을 알고 있다.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신고 문제로 상당한 기간 실랑이가 있을 것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남북관계는 결국 북핵문제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비핵화 후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핵문제가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남북간 활발한 교류협력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북핵문제는 지금 불능화 단계에서 정체돼 있다. 북핵 문제가 ‘폐쇄-불능화.신고-폐기’ 3단계인데 지금 2단계에 정체돼 있다. 신고는 불능화와는 달리 정치적이면서 전략적 요소다.

북한이 신고문제에 대해 얼마만큼 성의를 보일지는 핵을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북한이 지금 신고문제를 머뭇거리는 것은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무기 가지고 있는 상태여서 쉽게 포기하기 힘든 상태다. 김정일 체제는 ‘선군정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부시 행정부는 북한군을 직접 접촉하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역시 김정일이 군(軍)을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때문에 김정일을 빼고 북한군과 직접 대화를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전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상반기에는 4월에 남한 총선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2월 말 등장하지만 4월까지는 총선 정국이다. 대북관계를 적극 풀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 남북관계는 북핵문제의 답보로 인해 정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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