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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U-17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24일 뉴질랜드와의 조별에선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B조 3위(승점4점)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북한 대표팀 안예근 감독은 16강행을 확정짓고 난 후 인터뷰에서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감독의 이러한 자신감은 경험과 실력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2005년 처녀 출전한 페루 대회에서 북한은 8강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두번째 대회에서도 16강에 오르는 성적을 거둔 만큼 17세 이하 대표팀은 8강 이상의 성적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 예선 같은 조에는 우승 후보인 브라질, 잉글랜드 등이 속해 있어 16강 진출은 그만큼 값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조 편성에 운이 따랐던 한국의 예선 탈락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북한 대표팀이 이번 조별예선 3경기를 치르며 보여준 경기력은 매우 뛰어났다.
북한은 강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북한 선수들은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거세게 시종일관 물아 부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1대1의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브라질을 상대로는 전반 초반 3골을 내주며 비록 1-6으로 대패했지만 기어코 한 골을 만회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북한 대표팀은 강한자신감과 탄탄한 조직력이 장점이다.
16강 상대는 스페인이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계속해서 강팀들을 만나야 한다. 브라질을 포함해 예선 3게임에서 모두 골을 기록해서 어떤 팀을 만나도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볼을 길게 넘겨주는 ‘킥 앤 러시’ 플레이보다는 미드필드를 거쳐 상대 측면이나 중앙을 파고드는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특출나게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를 찾아보기는 힘들었지만 수많은 반복 훈련을 통해 다져진 조직력과 체력, 스피드 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아직 세계축구 무대에 명성을 떨치기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일단은 감독의 전술 운용능력과 선수들의 이해능력이 세계 수준에 뒤쳐져 있다. 플레이가 단조롭고 창의성이 부족한 부분이다.
측면에서의 크로스는 밋밋했으며 결정적인 찬스에서 나오는 어이없는 슈팅은 이를 지켜보는 관중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상대의 문전 앞에서는 마무리 패스가 부정확해 마지막 슈팅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북한은 지난 월드컵 예선 전까지 국제 대회의 출전 기회가 매우 적었다. 세계축구와의 교류 부족으로 개인전술이나 팀전술 등이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신장의 한계이다. 북한 팀의 평균 신장은 아시아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도 작은 편에 속한다. 이것은 북한 경제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문전 앞에서의 세밀함이나 골 결정력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것은 북한 올림픽 대표팀 경기나 성인 대표팀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 체력 고갈 문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1,2차전과 달리 뉴질랜드와의 3차전에서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신력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이 탈락한 조건에서 북한 청소년 대표팀의 선전 여부가 주요 관심사가 됐다. 사실 이들은 10년 후 한국 성인 대표팀에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의 인재를 보는 재미로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용상/자유주의대학생네트워크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