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AG참가 응원단 연습 돌입…사상교양도 병행”







▲2003년 한국 대구에서 개최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파견된 북한 응원단 모습. 당시 북한 응원단은 앞에 지휘자의 지시에 맞춰 일사불란한 응원을 펼쳐 주목을 받았었다. /사진=연합
북한이 최근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회에 참여할 응원단 모집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국과의 실무접촉이 잘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응원단은 평양체육관에 모여 매일 응원연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침 일찍부터 모여 저녁 늦게까지 연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응원단은 평양 금성학원과 전국의 예술 전문대학 및 봉사기관에서 선발됐다. 다만 구체적인 응원단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북한 응원단은 평양으로 한정해서 평양 금성학원, 영화음악무용대학, 민족예술단 등 예술부문에서 교육 및 활동하고 있는 20대 여성들로 선발됐다. 당시 응원단 선발사업은 중앙당 조직부 간부과에서 조직하고 중앙당본부 청년사업부에서 모집선발 사업을 맡았었다.   


소식통은 “응원단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모든 율동과 동작을 완벽히 일치할 때까지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동작 하나가 틀리면 그걸 수십 번 반복하고, 그러다 보면 더운 날씨에 지쳐 심지어 쓰러지는 여성들도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북한식(式) 집단체조의 일사불란함의 강조는 집단적 교양을 주입시킴으로써 사상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응원단이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단결된 모습을 보여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예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녔어도 가난한 자녀들보다는 간부 자녀 등 풍족하게 생활했던 여성들을 응원단으로 우선 선발했다. 간부 자녀의 여성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눈으로 직접 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응원단 속에 보위부 산하 인원들도 섞여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3명 중 1명이 보위부에서 파견한 스파이들”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일반 여성들과 함께 같은 복장을 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은 또 “응원단이 전국에서 뽑혔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면서 “(당국은) 같은 학교 출신 경우에는 한 조로 묶어놓지 않고 따로 떨어뜨려 놓는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응원단의 일과는 길고 긴 반복 연습이 끝이 아니다. 주간 훈련이 끝나면 늦은 밤까지 진행되는 ‘남한 입국 시 행동요령’에 대한 사상 교육이 끝나야 하루를 마치게 된다. 


소식통은 “응원단은 걸음걸이부터 시작해서 음식을 먹는 방법까지 교육을 받는다”면서 “교육자는 심지어 ‘식사를 하면서 쩝쩝대지 말라’ ‘수저도 가지런히 놓으라’는 주의도 주면서 실전연습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방법 등 어색하지 않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가르친다”면서 “질문에 답할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웃으면서 대답하는 방법 등 짜여진 각본대로 행동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아이(여성)들을 한 명씩 따로 불러 다른 사람들의 동태를 수시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면서 “시시각각 감시해서 이탈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이 “우리 선수들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중대한 계기”라고 언급했다고 전한 데 이어 2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선수단·응원단 파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고위탈북자는 “북한은 ‘원수님(김정은)이 원대한 마음으로 관계를 풀고자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내부 선전을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대회 파견과 관련해서 다시 실무접촉해서 풀어나가자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