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자회담·평화협정·비핵화’ 말잔치 시작

지난 9일 이뤄진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김정일의 면담에서 양국은 의례적인 이야기만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연평도 공격은 남한의 공격에 따른 대응 포격이란 말을 하고 다이 국무위원은 ‘군사행동 자제’만 반복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결속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재개에 적극 호응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대북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북한 쪽으로 당겨 놓을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과 6자회담 재개, 미북대화 필요성 등 대화 신호를 적극적으로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 국무부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오는 1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때마침 조선신보는 이날 ‘전쟁방지 위한 대화틀 모색, 주목되는 중, 미의 외교적행보’라는 논평 기사에서 “대병국 국무위원의 평양방문시 조(북)중사이에 이루어진 대화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선은 올해 1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데 대하여 정식으로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1월 미국 방문을 언급하며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인 중국과 미국이 조선반도의 현실이 제기한 전쟁과 평화의 문제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를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은 도발 후 상투적인 대화 시그널이다. 북한은 천안함 사태 이후에도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한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평화 제스춰가 필요할 때마다 평화협정과 조선반도 비핵화를 들고 나왔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은 과거에는 주한미군 철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본격화 한 이후에는 핵보유국 인정으로 귀결되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고, 핵보유국 간의 미북 협상으로 동등하게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시킨 다음 미국과 대화를 통해 양보를 얻어내는 방식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연평도 포격 이후 대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과거 상황 악화 방지를 빌미로 ‘잘못된 행위에 대한 보상’을 해왔던 태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는 조건에서 북한의 평화 공세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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