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대 김정은이 이끌기엔 힘든 나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4일(현지시간) 튀니지에서 촉발돼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바람에 대해 “북한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 한국학프로그램 창설 10주년을 맞아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2012’ 세미나 기조발표를 통해 “김씨 3대 세습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마당에서 외부세계 소식이 암암리에 전해지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와 중동사태로 인해 심리적 동요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북한 체제는 매우 불안정하다”면서 지도층의 부정부패 만연, 화폐개혁의 대실패 등을 지적한 뒤 “20대의 김정은이 이끌어가기엔 너무 힘든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우리는 북한의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선언 이후 강성대국 피로증후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북한과 같은 특별한 사회주의 국가는 체제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사회적 특별이벤트를 구상하고 여기에 전력을 투입한다”면서 “이벤트 이후의 후유증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돌진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북한은 체제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사회적 이벤트’를 구상하고 거기에 체제의 운명을 걸어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참혹했다”면서 “강성대국을 위해 북한은 모든 가용한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그로 인해 체제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이 1989년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평양축전을 개최한 뒤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 했다면서 이를 ‘평양축전 피로증후군’이라고 표현한 뒤 “몰락의 길을 걷던 북한 정권을 살려준 것은 새로 바뀐 한국 정부였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 밖에 그는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최근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을 것이라면서 “3차 핵실험은 강성대국의 성공적 진입을 알리는 가장 상징적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