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월 모내기철을 맞아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소(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농촌에 동원해 중노동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은 농촌동원 기간 중학생(우리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주로 동원했다. 그러나 올해는 농촌동원 총력지원 구호를 내걸고 소학교 아동까지 동원시키면서 ‘아동 노동착취’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조선(북한) 최대 도매시장이 있는 평성 시장 개방시간을 조정해 주민들을 농촌으로 동원하고 있다”면서 “특히 다리가 앙상한 어린 열 살 안팎의 아이들까지 모판을 나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모내기 동원을 나가는 곳이 집과 가까우면 그나마 괜찮지만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점심 도시락을 싸서 가야한다.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은 점심을 거르고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아이들에게 그나마 ‘강냉이죽’이 제공되고 있지만 모판 나르는 일이 힘에 부치기 때문에 부모들 마음이 새까맣게 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도 이날 “과거에는 중학교 아이들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농촌에 동원했지만 올해에는 10대 이하의 소학교 어린 아이들까지 모조리 동원하고 있다”면서 “아이들도 어른처럼 모판을 나르거나 모내기를 하고, 일부는 농장원을 보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1일부터 농촌 동원이 시작됐고 수업까지 빠지고 모내기에 동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부터”라면서 “당국은 이번 달 말까지 농촌동원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6월 말까지 모내기가 늘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은 두 달 가까이 동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동원되는 소학교, 중학교 아이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소학교 아이들을 중심으로 ‘선전대’를 꾸렸다”면서 “선전대는 꽹과리와 북을 치면서 모내기에 동원된 아이들이 힘을 내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과거에도 소학교 아이들이 일손이 부족하면 동원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장기간 수업까지 빼 가면서 농촌에 동원된 전례는 없다. 온종일 농촌에서 모내기와 모판을 나르는 일을 소학교 아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워 부모들뿐 아니라 주민들도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젊은 김정은이 아버지보다 더 독하다’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이 고생을 시키는가’라는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시장 문을 여는 시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그나마 매일 열리고 있다”면서 “일부 동원되는 주민들이 장사를 하지 못해 생활이 바빠진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