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한국이나 중국 등에 나간 가족들로부터 전해지는 돈 때문에 살인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6일 “다른 곳(중국이나 한국을 의미)에 가 있는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돈 때문에 싸우는 일들이 종종 있더니 최근엔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달 초 무산에서 19살 정도 되는 한 청년이 삼촌 부부를 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살해 동기는 돈 때문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19살 청년의 가족이 중국에서 송금한 돈을 청년을 보살피고 있던 삼촌 부부가 관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청년은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기 때문에 돈을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삼촌 부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맞서면서 서로 싸움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살인사고가 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돈을 달라느니, 안 된다느니 며칠 동안 싸움을 하더니 결국에는 일이 터졌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삼촌네 집에서 얹혀살았던 청년에 대해 ‘평시 눈칫밥을 먹었기 때문에 가족이 보낸 돈으로 따로 살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던 것 같다”고 알려왔다.
그러면서 그는 “올 초부터 탈북자 송금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기 때문에 그 청년에게도 강한 처벌이 적용될 것 같다”면서 “청년은 현재 무산 보안서에 구류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무산시 삼봉구에서 한국에서 보내온 돈을 탈북자 가족들에게 연결해주던 의사가 보위부 감시망에 포착되면서 위험을 느낀 나머지 송금을 받았던 가족 4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탈북자 가족이 많은 함북 지역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주민들은 앞으로 이런 사고가 또 언제 일어날지 몰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저녁에는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산광산에서도 배급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고, 보릿고개라 먹을 걱정을 하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이 보내오는 돈을 떼먹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어 주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탈북자는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냈는데 송금작업을 하는 주민이 ‘돈을 전달받다가 보위지도원에게 단속돼 다 뺏겼다’며 돈을 전달해 주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면서 “송금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되도록 조용히 처리하려고 하는 주민들을 역으로 이용하는 경향도 있어 싸우다 보면 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내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중 돈과 관련된 사건이 많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보내는 돈을 둘러싼 주민들 간 갈등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