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휘발유·경유 가격 하락, 시장 활력소로 작용할 듯

소식통 “kg당 2500원 하락한 13000원에 판매…국제유가 하락 밀수가에 영향”

평양 외곽에 위치한 연유 판매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경유 판매 가격이 19일 기준으로 11주 연속 하락하며 34개월 만에 최저치(석유공사 오피넷 공개 휘발유 리터당 1천348.0)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들어 북한에서도 휘발유, 경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휘발유(단위 kg) 거래는 2주 전보다 2500원 정도 하락한 가격인 13000원 정도에 매매가 되고 있다”며 “키로당 2500원 하락은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것이기 때문에 장사꾼들이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 휘발유 가격은 북한 북부 지역의 판매 가격이지만, 평양에서 화물을 운반해오는 운전수들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평양 가격도 대체로 비슷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로 석유공급이 제한돼 있는 북한에서 석유 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해상과 육상에서 이뤄지는 밀수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도 연유(휘발유, 경유)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유엔 제재의 영향으로 지난해 북한 내 연유 가격은 거세게 출렁거렸다. 대북매체들이 파악한 지난해 북한 연유 가격에 따르면, 1월 초(2017년) 북한 휘발유 가격은 kg당 2만 7천 원으로 전달에 비해 60% 가까이 폭등했다.

이후 1만 5천 원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12월에 kg당 1만 5500원으로 마감했다. 이 때문에 북한 연유 가격이 대북제재로 인한 물가 변동을 쌀값이나 다른 제품 가격보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유 가격 하락에 대해 현지에서는 중국에서 밀수하는 유가 가격 하락과 국내에서 정제해 판매하는 디젤유(경유)의 시장 공급 증가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북한 내에서 정제된 디젤유는 군대와 국영공장에 공급되지만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유출되는데 그렇게 흘러들어오는 디젤유가 늘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북한의 석유 제품 밀수는 해상에서 대규모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국경에서도 드럼통을 트럭에 실어 들여오는 방식도 있다. 이러한 석유 제품 밀수는 대부분 당국이 개입돼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 석유 가격이 올라가면 무역업자들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밀수량을 늘리고, 가격이 내려가면 밀수량을 줄이기 때문에 가격이 조정된다”면서 “중국에서 밀수로 들여오는 연유 가격은 중국 시세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그 여파가 연쇄적으로 북한 내부에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엊그제(18일) 평양에서 출발한 콘테이너차 운전기사도 ‘지방은 가격이 비쌀 것 같아서 돌아갈 때 쓸 기름을 차에 싣고 왔는데, 무산 지역도 가격이 비슷해서 헛수고 했다’고 말했다”면서 “평양과 지방의 석유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유통이나 운수업자들은 연유 가격이 폭등하면 물품이나 인력 수송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올해 들어 연유 가격이 하락세로 출발하자 상품 유통이 더 원활해질 것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소식통은 “연유 밀수는 국경이 생긴 이래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미국의 경제봉쇄로 막아질 수 없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북한) 실정에 연유 없이는 모든 게 중단된다. 그만큼 밀수를 하면 돈이 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2397호는 북한에 공급되는 원유량을 400만 배럴로, 휘발유나 경유 같은 완성유는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유조선들이 지난해에만 유엔이 정한 상한선 연 50만 배럴의 5배의 석유를 수송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