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에는 개성공단 등 남북관계 발전상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하는가 하면 다음날인 6일에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면서도 재가동 의지를 함께 내보인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결렬위기에 빠진 것은 남조선 당국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북남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나가려는 의지가 없어 빚어진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우리 측의 7차 실무회담 제의 이후 북한 선전 매체가 개성공단 관련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경색 책임은 북한보다 남측에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가하면 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오후 김정일 ‘업적’을 선전하는 기록영화 시리즈 ‘누리에 빛나는 선군태양’의 제10부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마련하시여’를 방영했다. 이 기록영화는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남북관계의 발전상을 담고 있다.
또한 기록영화는 김정일의 최대 업적으로 지난 2000년 김 전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인 6·15공동선언을 꼽으면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재가동 의지를 보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형적인 북한식 선전선동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북측의 이중적 전략은 그동안 보여 왔던 전형적인 전술”이라며 “공단 정상화에 대한 의지보다는 남남갈등을 일으켜 박근혜 정부가 여론에 밀려 재가동에 우선적으로 합의하도록 하는 대남여론 조성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중앙TV는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방영이 되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폐쇄되더라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남측에 책임으로 몰아가기 위한 사전 예방 차원의 선전·선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