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회담결렬 南책임’ 남남갈등 공세 안 먹혀

남측 수석대표의 급 문제를 따지며 당국 간 대화의 판을 깬 북한이 실무회담 내용까지 거론하며 대화 무산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화 파국을 남한 정부 책임이라고 선전하며 외교적 고립 탈피와 남남갈등 확산 의도를 노골화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회담 무산 직후 남측 민간단체에 팩스를 보내 “남한 정부의 당국 간 회담 거부는 반통일·반민족 행위이며 이를 단죄하는 기자회견 성명을 조직하라”고 선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노림수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통일부는 “회담 무산은 남측 책임”이라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억지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되더라도 왜 그렇게 됐는지 투명하게 국민에게 설명했을 때 국민이 상식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누구든지 다 일반적, 상식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이며 두 번, 세 번 설명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양비론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실제 햇볕정책이나 일방적인 북한 편들기 행보를 해온 야권 인사들이 북한의 기대대로 ‘남측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여론은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북한의 전형적인 남남갈등 전술이 통하지 않는 형국이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전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문제로 당사자들은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을 이산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면서 “둘 다 잘못한 것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종북 시비를 받아온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한국정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발단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나오길 요구한 우리 정부에서 시작됐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대화를 위해 문을 열고자 했다면 회담 성사에 장애가 될 만한 것들은 뒤로 물리고 대화로 나아가는 큰 걸음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70% 이상은 정부가 북한 수석대표의 ‘격'(格)을 지적한 것에 대해 ‘잘했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4.4% 포인트, 신뢰수준 95%)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1.4%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대화가 중요한데 잘 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22.9%에 그쳤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데일리NK에 “남남갈등은 북한의 대남 적화 전략의 기본 전술”이라면서 “남남갈등은 친북 대 반북, 민주 대 반민주, 전쟁 대 평화 등 사회를 양분하고 혼란을 유도해 북한이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 결렬과 관련해 성과를 못 봤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의 흔들기는 계속될 것이다”면서 “‘미국과 한국이 북침하려 한다’, ‘반공화국 책동’ 등을 핑계로 대남심리전의 강도를 지금의 저강도에서 지난 3, 4월 전쟁위협 같은 중강도로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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