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혜산시 폭우로 실종자 속출…집·농지 매몰”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내린 폭우로 북한 양강도 지역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농경지와 살림집들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 강변 살림집들이 파손되거나 강물에 떠내려가는 등 수해 피해가 속출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매체가 양강도 수해피해에 대해 현재까지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볼때 북한 전역의 수해 피해는 알려진 것보다 클 것으로 관측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집중적으로 내린 비로 혜산시 강구쪽 살림집들이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갔고 일부 주민들은 불어난 강물에 실종되기도 했다”면서 “사고가 난 당일 떠내려가는 물건을 건지려는 사람과 없어진 사람을 찾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고 현재도 행방불명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최근 방학을 맞은 아이들 대부분이 집에 있었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더 많이 났다”면서 “피해지역 주민들은 ‘왜 홍수가 날 때마다 이런 꼴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복구에 손 놓고 있는 당국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의하면 혜산시 강구는 압록강과 거리가 가깝고 주택과 압록강의 지형 높이 차이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혜산시에서 홍수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피해보는 곳이 강구 지역이다. 상습 피해지역임에도 수해 대비 대책은 돌담과 도랑을 파는 것이 고작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도 혜산시 수해피해 상황을 전해왔다. 소식통은 “마산동과 춘동 등 시내를 벗어난 골짜기 산비탈면에 위치한 집들에서도 갑자기 들이친 흙탕물로 일부 집들이 파손되기도 했다”면서 “피해를 본 후 흙속에서 쓸 만한 물건을 꺼내는 주민도 있고 허물어진 집 옆에 임시 거처를 짓고 다시 집을 지으려고 애쓰는 주민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압록강과 가까이 위치한 집들이 대체로 피해를 입었고 현재 행불된 주민들을 찾느라고 구조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제대로 된 구조장비 하나 없이 수영을 해서 사람을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해피해로 이제껏 노력해 마련한 살림을 한 순간에 다 잃고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며 자포자기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피해를 본 주민들은 수중에 있는 얼마의 돈으로 끼니를 해결할 뿐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주민들이 장사를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이전 생활을 되찾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착한 탈북자들도 수해 등으로 피해를 한 번 입으면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고 피해 이전 생활수준이 되려면 몇 년이 걸린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