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완전포기 기대 어렵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6자회담 타결과 관련, 북한의 핵 완전 포기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며 이번 이슈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역시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S&P는 우리 경제가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과 함께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진단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줄이고 공공부문 구조조정, 노사 관계 개선 등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S&P내 한국 담당인 오가와 타카히라 아.태 정부 신용평가 책임 이사는 21일 연합뉴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6자회담 합의 자체가 한국에 대한 우리의 국가 신용등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로 핵시설을 불능화(disabling)할 것인지, 한다면 의도가 무엇인지 등 근본적 의문이 남는다며 “이번 합의가 영변 원자로를 한시적으로 폐쇄하는 식으로 양보를 최소화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북한의 또 다른 전술적 움직임일 수 있다”고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시설 전체를 포기할(abandon) 것으로 기대하긴 매우 어렵고, 그렇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어느 정도 완화시켜줄 것인지 향후 전개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가와 이사는 한미 FTA 체결을 가정한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직접적 영향은 전혀 없을 것(No direct impact at all)”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미 FTA가 향후 수 년동안 한국의 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한미 FTA가 곧 발효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신용등급에 급격하고 직접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부동산 관련 경제적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묻자 그는 “부동산 가격 붕괴의 잠재적 위험은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이런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일본과 비교해 ‘투기’의 정도가 다른만큼 일본식 장기 불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은행 부문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므로, 무수익여신(NPL) 비율이 높아져 은행 수익성과 국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더라도 이런 상황이 다시 금융 위기를 부르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가와 이사는 올해 한국 경제가 4.3%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이 다시 6~7% 고도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한국 경제가 성숙됨에따라 과거 6~7% 성장률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며 “더구나 이런 고도 성장의 일부는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활동에 힘입은 것이었지만, 역사가 보여주듯 이런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대선 예비후보들이 우리 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목표를 6~7%로 제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가와 이사는 한국이 성장에 속도를 내려면 정부가 공공부문 구조조정, 탈(脫)규제, 노사관계 개선, 외국인 투자에 대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제 등을 통해 ‘친 성장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시장 메커니즘으로 풀 수 있는 경제 문제들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투명성, 정보 공개 개선 등도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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