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준비설…전문가 진단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협상력 제고 위한 벼랑끝 전술” 또는 “실현 가능성이 큰 위협” 등으로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 다수는 그러나 핵실험 준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현재의 북핵 상황이 2.10 핵무기 보유선언 등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도적인 무시 전략의 산물임을 지적하면서 핵실험 준비설을 ’협상력 제고’차원으로만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며 우리라도 남북한 정상회담 등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북핵문제가 이렇게 심화된데는 정치적 책임 회피 등으로 사태의 추이를 정확히 진단하지 못한 한.미 양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북한은 핵카드를 통해 안전보장과 대미관계 정상화를 실현코자 했으나 미국이 폭정의 전초기지니 폭군,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 등의 발언으로 시종일관 압박하는 것을 보고 미국의 의도는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체제붕괴로 판단, 이를 막기위한 유일한 방법을 핵무기 보유로 생각한 것이다.

미국이 체제붕괴로 방향을 잡고 있는 듯하니까 회담장에 나가봤자 해결이 안된다고 판단, 2.10 성명을 내놓은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을 미국과 우리가 무시하니까 기존 정책을 더강화하고 있다. 말로안되면 행동으로 하겠다고 나오는 것이다. 그게 바로 핵실험 단계다.

객관적으로 보면 핵실험 단계는 현 상황에서 놀랄만한게 아니다. 재처리도 예상할 수 있는 단계다. 1차 핵위기 때 북한이 연료봉 재처리 하려니까 미국이 놀라 적극 협상에 나섰고 이에 주고받기를 하면서 끝낸 것 아닌가.

지금은 구조적으로 벼랑 끝 전술 차원이 아니다. 따라서 북한 뿐 아니라 미국도 전략적 차원에서 이를 인정하고 정책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핵을 진정으로 막고 싶다면 현재 정책이 북핵을 막는게 아니라 도와준 꼴이라는 것을 어서 빨리 인정해야 한다.

위험한 상태까지 와있다. 그런데 미국 등은 정치적인 책임 문제 때문에 정책전환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여유가 없다. 현재 압박을 가할 수록 핵실험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협이나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우리라도 대북 레버리지를 가져야 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예전의 ‘벼랑끝 전술’ 얘기는 그만해야 한다. 지금 북한을 보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과정이다. 핵을 포기안하면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인식하면 포기하겠지만 북한의 현재 벼랑끝 전술의 의도는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얻을 것을 얻겠다는 것이다.

협상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정을 보면 핵실험이라는 마지막 수순만 남아있고 북한은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종합하면 어떻게 기정사실화할까만 남아있다. 이런 상황적인 것을 보면 핵보유 선언을 했기 때문에 핵실험 밖에 남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핵실험을 하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손해이며 장기적으로 조금씩 하면서 기정사실화 하는게 이득일 것이다.

(외신들의 각종 보도와 관련) 정황적인 증거속에서 실험 단계까지 왔다고 하기 때문에 이상한 움직임이 보이면 이를 핵실험과 연결시키다 보니 그렇다. 길주도 나오고 있고. 하지만 그 안에서 보기 전에는 모른다. 판단 문제다. 수순은 핵실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다. 참외밭에서 구두끈 고치는 식이다.

어쨌든 북한이 군축회담을 주장한데서 볼 수 있듯이 정황상 사태는 심각해져 가고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 = 북한의 핵실험 준비 움직임은 실현 가능성보다는 다분히 협상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본다. 북한은 실제로 중국과의 관계를 파탄내겠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 한 핵실험을 단행하기 어렵다. 핵무기 보유 및 준비 움직임과 실제 핵실험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핵실험 단행시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생존환경과 관련해 중국과 6자회담 참가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결별이나 국제사회에서 완전 고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실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그동안 북측이 내놓은 성명들을 분석해 보면 나온다. 우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 6자회담 참가국, 특히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하려는 심산이다. 2.10 성명 등을 통해 핵을 갖고 있음을 여러차례 밝혔는데도 미국 등이 인정을 안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고조시키면서 주변국들의 관심도 끌려는 의도로 본다. 이처럼 유리한 협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북한은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지만 일단 외교목표가 정해지면 모든 능력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 같은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93∼94년 핵위기도 이번과 유사하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비관론.위기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북한을 협상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 핵실험 준비 움직임은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용일 가능성이 크다. 북.미간 극적으로 타협해 회담이 되면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결렬되고 대화가 안되면 실험할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최악의 상황에서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과연 북한이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와 상관없이 북한은 긴장을 계속해서 높일 것이고 그래야 문제가 풀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2.10 핵무기 보유 성명을 내놓은 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움직임 등 일련의 강경책 등 추가조치가 예상돼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북한은 수 개월전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자협의에서 북한체제 인정이나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폐기 등의 입장 표명이 없었던 만큼 6자회담 참가에 대한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동해상에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 준비설 등으로 위기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을 때 상당한 것을 각오하고 ’조건 성숙론’을 천명했던 만큼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핵실험을 할 동기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북한의 의도는 2.10 핵보유 성명 때 다 드러났는데 세 가지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 첫째는 협상력 제고 차원, 벼랑끝 전술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는 ‘차제에 핵보유국 지위 획득 수순을 밟아가겠다’는 것과 ‘체제와 정권수호 의지의 표명’등 둘째 및 셋째 의도에 대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핵보유 선언은 국제제재를 자초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개의치 않고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고 외부세계에 경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둘째와 셋째 의도가 강력하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핵실험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핵실험 단행이나 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 등에 대비한 제2의 대북정책을 준비해둬야 한다.

일단 미국이 국제사회 여론을 등에 업고 대북 제재에 돌입할 수 있다.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6자회담이 무한정 표류할 경우 미국은 국제여론을 무기로 대북 제재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관계를 중시하느냐 아니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중시하느냐하는 중대한 기로에 한국은 서게 될 것이다. 그 때에 대비한 제2의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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