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강행과 美 대응 시나리오

미국은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강행 선언에 어떻게 대응할까.

미국의 반응은 아직은 신중하다.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대응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북핵 전문가들은 8일 CNN, 폭스 TV 등에 출연해 “가정을 전제로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비해 이른바 북핵 대응 ‘로드 맵’을 이미 준비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대표부가 있는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핵실험 불용 의지를 전달했을 때 미국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어떤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경고를 전달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물론 미국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간 미 고위 관계자들 발언과 미국 언론 보도내용을 취합하면 대강의 시나리오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유보한 채 북한의 실제 핵실험 강행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핵실험 강행이 사실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면 국무부와 국방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마련한 시나리오에 따라 대북 압박의 강도를 한단계씩 높여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이 취할 대응책으로는 대체로 3가지 형태의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이른바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 본격화 ▲다국적 군사작전 준비 ▲미일(美日)의 선제공격 등의 단계적 대응책이다.

물론 이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수차례 언급해온 것처럼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 ‘금지선'(red line)을 넘은 것으로 간주,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현재로선 유엔을 통한 제재 본격화가 가장 유력시되는 시나리오다.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미일 양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도 이미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유엔을 통한 본격 제재에 돌입하는 시나리오다.

이미 유엔 안보리는 지난 6일 북한의 핵실험 계획 포기를 촉구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하면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 1695호의 모든 조항들을 따를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아울러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 프로그램들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이를 무시할 경우 유엔 헌장하의 책무에 부합되는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비록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에는 미국 등이 요구한 유엔 헌장 7장에 따른 제재 부분이 빠지면서 핵실험시 어떤 제재조치를 취할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기하진 않았지만 안보리 회원국들이 담으려했던 메시지가 모두 포함됐던게 사실이다.

즉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통해 국제사회의 우려와 요구를 무시한채 핵실험을 강행하면 대북제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안보리 전 회원국이 양해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북한의 모든 경제금융거래 차단 ▲북한의 모든 교역품에 대한 해상 검문검색 ▲한국과 중국에 대북 에너지 등 지원 미교역을 중단토록 요구하는 방안 등 ‘전면적인 제재'(full scale sanctions)로 대응할 것이며 관계자들이 가능한 제재조치들을 종합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지난 6일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런 분석의 연장선상에서 미 정부는 우선 북한의 모든 금융거래를 사실상 완전 차단함으로써 김정일 위원장 정권의 돈줄을 완전 봉쇄하는 것으로 전면 제재에 착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북한으로 드나드는 물품이나 교역품에 대해 해상에서 검문검색을 실시, 사실상 해상 봉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7월초 미사일 발사로 이미 채택된 유엔 결의가 그 근거다. 6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PSI(대량살상무기 저지구상)이 즉각 가동된다.

실제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그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그간의 협상론은 종료되고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전면 제재조치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기회있을 때마다 “미국은 핵무장한 북한과는 결코 공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례없이 강경한 어조로 경고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경제 제재와 함께 북한 체제를 종식시키고 대량살상무기(WMD)의 파괴를 목적으로 다국적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상 시나리오는 미국의 반전 분위기와 현재의 세계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결코 쉽지 않은 구도다. 무엇보다 한국이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세번째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는 일본과 함께 핵실험 지역과 핵실험 시설들이 밀집돼 있는 영변 등에 정밀 타격을 가하는 시나리오다. 최악의 경우 한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미일 양국은 무엇보다 군사적 대응이 가능한 유엔 헌장 7장 부분을 담은 새 결의안을 안보리에서 통과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존 볼턴 주유엔 미 대사와 일본측은 유엔 헌장 7장을 담은 새 결의안 방침을 강력히 시사해왔다.

특히 강경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이 기술을 확산시킨다면 한반도에 질적으로 다른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다소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한 터여서 무력 대응을 ‘옵션’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이 군사공격을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시기가 오면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및 핵보유 반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아 한반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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