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남지역 대벌레 기승, 주민 근심 깊어져”

북한 함경남도 대부분 지역에서 옥수수를 갉아 먹는 대벌레가 창궐해 농장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벼 수확까지 식량 대용으로 옥수수를 먹거나 시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주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강냉이(옥수수)를 수확하는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대벌레가 강냉이 대와 알맹이를 다 잘라먹어 피해가 크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벌레가 갉아 먹은 강냉이를 삶아 시장에 내다팔아 조금이라도 생계에 보태려고 애 쓰고 있지만 강냉이 농사를 망친 주민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북한에서 8월 중순이면 빨리 심은 집들에서 햇 강냉이를 삶아먹거나 일부 가정들은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면서 “대벌레가 갉아 먹은 옥수수는 제 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주민들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강냉이는 보리와 감자처럼 식량을 대신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농작물인데, 이번에 강냉이 농사를 망쳐 주민들의 식량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면서 “9월 쌀 수확이 시작되기 전까지 굶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현재 함경남도 지역에 대벌레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특히 단천지역 강냉이 피해가 가장 심하다”면서 “주민들은 추석 명절 준비는 고사하고 당장 굶는 일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수염이 마르기전에 수확을 하면 알맹이가 꽉차지 않기 때문에 옥수수 수염이 완전히 마른 후에 수확을 한다. 그러나 현재 대벌레가 옥수수를 갉아 먹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수염이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조기 수확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바람이 불면 알이 차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강냉이 알이 여무는데 벌레가 갈아먹은 강냉이는 알이 다 영글지 않았기 때문에 내다 팔아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면서 “각종 사회동원과 농촌동원으로 힘들게 생활하는데 벌레까지 성화를 부리니 주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강냉이 벌레잡이에 여념이 없다. 맨손으로 한 마리씩 잡아야 하는 상황이여서 하루 종일 잡아도 몇 십 마리정도다”면서 “주민들은 매일 잡아도 사라지지 않는 벌레 때문에 울상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폭우로 인해 벼농사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옥수수 벌레까지 기승을 부려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한편 대벌레는 한 해에 1, 2번 출현한다. 잎 뒷면에 30~40개씩, 최고 100여 개의 알을 무더기로 낳는데 알의 길이는 1mm정도로 납작하며 길고 둥근 모양이다. 처음에 젖빛을 띠나 점차 누런색으로 변하면서 벌레로 성장하는데 애벌레의 몸길이는 20~30mm이고 둥근 통 모양의 연한 갈색을 띠며 빛이 도는 녹색이다. 주로 옥수수·수수·조·피·삼·메밀·녹두·목화·들깨·콩·해바라기·율무 등의 식물을 갉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