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국경경비대 소대장이 돈을 받고 북한 여성을 중국에 팔아넘기는 인신매매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26일 알려왔다.
이달 중순에 체포된 국경경비대 소대장은 20대 후반으로 결혼을 앞두고 살림집(아파트) 마련을 위해 중국으로 가는 북한 여성의 도강(渡江)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를 집중 단속해 처벌하고 있어 중형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온성군 국경경비대 소대장이 여성의 도강을 도왔다가 중국 브로커와 만나지 못한 여성이 다시 이쪽(북한)으로 되돌아오면서 붙잡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 여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소대장의 협조 사실이 밝혀져 체포됐고, 현재 온성군 보위사령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경비대에서는 혼자만 가담해서 처음엔 소대장 연루 사실을 아무도 몰랐고, 경비대 중대장이 직접 도강자 체포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면서 “나중에야 인신매매 건으로 밝혀져 보위사령부에서 직접 이 소대장을 심문했다”고 말했다.
도강을 한 여성은 북한에서 생활 형편이 어려워 중국으로 시집을 가길 원했다고 한다. 이달 15일 경에 브로커와 함께 두만강에 도착해 소대장을 만나서 강을 건넜다.
이 여성은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해 바로 야산에 몸을 숨겼지만, 만나기로 한 중국 측 브로커가 밤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자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두만강을 넘어오다가 북한 측 경비대에 체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건을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인신매매가 아닌 탈북 방조(傍助)로도 볼 수 있지만, 브로커가 돈을 받고 여성을 중국에 보냈다는 점에서 북한 사법당국이 인신매매로 간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국경경비대가 돈을 받고 탈북을 지원한 경우에도 중형에 처해진다.
결혼을 앞둔 소대장은 10년 넘게 군복무를 하고 소대장으로 진급했고, 결혼을 앞두고 신부 집안에서 살림집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강하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성군 보위사령부는 이달 말까지 조사를 마치고 함께 체포된 브로커와 함께 12월에 재판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국경경비대에 인신매매와 정보유출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방침을 하달하고 있다. 국경경비대가 돈을 받고 인신매매에 가담하다 적발되면 최고 사형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