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중 대북압박 공조에 겁먹어 대화 제의”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압박 메시지를 완화시키려는 의도로 한국의 대화제의에 호응했지만 실제로 북한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을 주장해왔지만 미국은 ‘선(先) 남북관계 개선’을, 중국은 비핵화 원칙을 강조해 온 만큼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미중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과 북한이 개성공단과 다른 이슈들에 대해 대화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면서도 “남북대화 문제와 핵협상 문제를 혼합해 봐선 곤란하다”고 밝혔다. 북한과 대화 전제 조건이 9·19공동성명 이행이란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한미중 3국의 대북 압박에 대한 전략적 협력관계가 일정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화 제의를 통한 국면 전환 시도는 한미중의 대북 압박 관련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완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중 전략적 협력이 아주 공고한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북한이 기존 입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압력을 느낀 것 같다”면서 “한미중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완시키려는 것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메시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한미중의 대북 압박에 대해 화답하는 형태를 띠면서 분위기를 대화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면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만큼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 경제지원을 얻기 위한 출구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북대화로 가기 위해 남북대화를 하자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남북 간 실질적인 대화 진척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속내는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대화를 통해 체제 안정을 보장받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사례로 봤을 때 남북대화는 결국 미북대화로 가기 위한 하나의 코스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문제까지는 거론했지만, 비핵화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면서 “대화가 재개됐다고 해서 북한의 근본적 전략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북 전문가도 “이번 북한의 남북 당국 회담 제의에는 강경해진 중국의 태도를 완화시키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면서 “최룡해가 특사로 약속했던 주변국과 대화는 결국 남북과 대화하겠다는 약속인데, 이를 실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중국마저 한미에 가까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북한은 중국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도 당분간 남북 간 대화 자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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