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오후에 이어 11일 오전에도 남북 간 연결된 통신연락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11일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통화에도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전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시통화에는 응했으나 오후 5시 마감통화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는 한미연합훈련이 사실상 시작된 데 따른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합의로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된 지 불과 2주 만에 다시 단절된 상황을 맞게 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연이틀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당국자 담화를 내고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담화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하여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북남(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남조선(남한)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전날에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두 담화에서 구체적인 대응 조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과거에도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통신연락선을 차단했다가 훈련이 끝난 뒤 복원한 전례가 있는 만큼 당국은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고 북한의 향후 반응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김영철 부장 담화는 어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내용으로 본다”며 “정부는 향후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