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전담당제 성과 한풀 꺾이자 ‘개인농’ 급반전 시도하나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 뙈기밭. / 사진=데일리NK

북한 농업 당국이 각 도별로 개인 포전담당제 시범 구역을 지정하고 농사와 관련한 일체의 권한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9일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연초부터 농장별로 개인 포전 단위를 확정하고 한 개 분조씩 개인 포전 시범 단위를 꾸려왔다”면서 “개인 포전을 받은 농장원들에게도 일부지만 종자와 비료, 농약, 농기구를 분배했다”고 말했다. 지원물자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수확된 알곡으로 갚아야 한다.  

개인포전을 받은 농장원들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국가에 수확량 일부를 바치고 나머지는 개인이 갖는다. 한해 생산량과 국가 의무 수매 비율이 농장원의 수익을 가를 전망이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협동농장의 말단 조직인 분조의 규모를 3-5명 규모로 축소하는 포전담당제를 실시해 농업 생산량 확대를 꾀해왔다. 이보다 한 발 나간 개인포전담당제는 집단주의 영농을 포기하고 농사의 일부터 백까지 개인이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북한 당국은 평안도 일부 농장에서 지원자를 받아 극히 제한적으로 개인포전담당제를 실시해왔지만, 이처럼 군 단위 협동농장에서 일개 분조를 일괄적으로 개인포전담당제로 전환하도록 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2012년부터 포전담당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농업생산량을 500만 톤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북한 농사 작황이 부진하자 당시 박봉주 내각 총리는 제4차 농업부분 열성자회의에서 ‘포전담당 책임제의 우월성을 최대한 발양시키지 못한 결함’을 지적했다.

북한 포전담당제가 개인농으로 나가는 과도기적 단계이지만 당분간은 집단 관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포전담당제까지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북한 당국은 2010년대 초반 개인포전과 유사한 제도를 실험적으로 실시해 성과가 있었지만, 개인주의를 확산시킨다는 이유로 중단시킨 바 있다. 올해 양강도에서는 혜산시와 보천군, 은흥군 일대 농장에서 개인포전담당제를 시범 실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은 현 포전담당제와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에 실시한 승포제(承包制)를 본뜬 개인포전담당제의 생산량을 비교해 향후 농업개혁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포전담당제를 실시한 단위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높을 경우 지난해 작황부진을 경험한 북한이 급진적 농업 개혁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소식통은 “농장에서 확보한 만큼의 물자공급만 해주고 개인 농을 맡은 농장원들에게 농사를 완전히 떠맡겨 개인들이 농사를 좌지우지 하게 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의도”라면서 “대신 조직생활은 참가하고 학습과 강연회, 생활총화 같은 규율도 위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