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아파트붕괴 사고 책임자 처벌…수위는?

지난 5월 북한 평양 평천구역 고층 아파트 붕괴 사고로 수백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정작 공사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아파트 공사 책임을 맡은 인민내무군 소속 7총국장 등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해 해임 등과 같은 중징계가 예상됐지만, ‘무보수 노동’이란 경미한 징계만 내렸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위(당국)에서는 살림집(주택) 붕괴 조사를 완료했고, 관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진행했다고 선전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7총국장은 단련대나 교화소 등에는 가지 않고 ‘무보수 노동’의 처벌만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당국은) 붕괴된 살림집을 직접 지으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저히 반성을 하라는 의미로 이런 벌을 내리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무보수 노동’ 처벌이 내려지면서 7총국장 등 건설 담당 관계자들은 건설 현장에 복귀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7총국장은 김정은이 직접 지목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쉽게 물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결국 인명 피해 사고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속셈”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공사 책임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김정은은 붕괴된 아파트를 조선노동당 창건일(10·10)까지 완공하라는 특별 지시까지 내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원수님 특별 지시니 공사 속도가 여느 때와 비교해 볼 때 빨랐고, 이미 뼈대는 다 올라간 상황이라고 들었다”면서 “큰 사고는 있었지만 권력이 있는 7총국이 건설에 집중했기 때문에 내달 10일까지 문제없이 (완공)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상황을 소개했다.

평양 평천구역 안산1동 23층 아파트 붕괴 사고는 지난 5월 13일 발생했다. 10월 10일 완공을 목표로 한다면 사고 처리와 건설에 불과 5개월 정도의 시간만 부여한 것이다.

아파트 붕괴의 원인이 ‘속도전식 건설’ 때문이란 지적이 많음에도 북한 당국이 또 다시 공기(工期)를 맞추려 ‘속도전’을 강조하고 나서 2차 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결국 ‘원수님의 원대한 구상으로 세계가 깜짝놀랄 속도로 살림집을 높이 일떠세웠다’는 대내외적 선전 필요성 때문에 ‘죄 없는’ 주민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파트 붕괴 책임자의 ‘솜방망이’ 처벌과 속도전식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일부 주민들은 직접 대놓고는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이 많이 죽었는데, (당국은) 어찌 이러느냐”면서 “저렇게 지어 놓으면 어디 무서워서 편하게 다리 뻗고 잘 수가 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공사 책임자들의 ‘무보수 노동’ 처벌과 관련해서는 “간부들이 무슨 봉급 갖고 먹고 살았냐. 다 뒷돈(뇌물)먹고 살았지”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이면 간부들에 의해 또 다시 철근, 시멘트 등 자재를 뒤로 빼돌리는 행위는 없어지지 않아, 결국에는 부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아파트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상’은 하지 않았다. “조만간 완공 예정이니 살림집 제공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로 위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주민들은 그 어느 누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불똥이 튈까 두려워 억울해도 참고 있다”면서 “이번에 완공되어도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주민들도 있지만, ‘집이 없는 상황에 남에게 얹혀 살 수만은 없으니 어쩔 수 없다’면서 완공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상황을 소개했다.  

한편 지난 5월 13일 붕괴된 평양시 안산1동 아파트에는 평양의 부유층 또는 당·군·정 간부의 가족 등 92세대가 살고 있었으며, 붕괴사고로 주민 300여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아파트 붕괴가 발생한 시간에는 세대주는 외출한 경우가 많아 어린아이들과 여성·노약자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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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