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블릿 ‘평양3404’ 최초 입수…어떤 기능 있나 봤더니

전화 통화 및 DMB 기능도 갖춰...보안 관리는 여전히 철저

평양 3404 손전화기(태블릿 PC)-북한 체콤기술합영회사 제작. / 사진=데일리NK

북한에 스마트폰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태블릿 PC인 ‘평양3404 손전화기(평양3404)’를 본지가 입수했다. ‘평양3404’는북한 선전매체나 관영매체에도 ‘평양3404’와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다.

평양 3404갤럭시 노트 10.1
프로세서RK3188T
(Quad core 1.4GHz)
삼성 엑시노스 4 Quad (4412) SoC
ARM Cortex-A9 MP4 1.4 GHz
메모리ROM : 8GB
RAM : 1GB
2 GB LPDDR2 SDRAM
16 / 32 GB eMMC 4.5 규격 내장 메모리
운영체제안드로이드 4.4 (KitKat)안드로이드 4.4 (KitKat)
카메라전면 : 2.0MP
후면 : 5.0MP
전면 : 1.9MP
후면 : 5.0MP
디스플레이10.1 in
WXGA(1280 x 800)
10.1 in
WXGA(1280 x 800)
출시년도2015년 이후로 추정2012년 8월
제조사체콤기술합영회사삼성전자
북한의 태블릿PC ‘평양3404’와 삼성전자의 태블릿PC ‘노트10.1’ 비교.

 

우선, ‘평양3404’는 전화기, MP3 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는 북한의 체콤기술합영회사의 제품으로 전화가 가능한 셀룰러(cellular)형 태블릿이다.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태블릿 PC를 판형컴퓨터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 제품은 전화기능이 있어 손전화기라고 제품명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평양 3404’는 중국 기업인 록칩(ROCKCHIP) 일레트로닉 컴퍼니의 RK3188T 칩셋( 메인보드에 설치된 집적 회로군)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 2012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10.1보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핸드폰으로 비교하면 2012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5와 비슷한 수준이다.

‘평양3404’의 운영체제는 2013년 9월 발표된 안드로이드 킷캣(4.4.2)이다. 2015년 북한이 공개한 태블릿 ‘묘향’의 운영체제가 롤리팝(5.1)인 것으로 보아 ‘평양3404’는 2014년에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드로이드 최신버전은 지난 8월 발표된 파이(9.0)이다.

평양 3404 손전화기(태블릿 PC)-사용설명서. / 사진=데일리NK

또한, ‘평양3404’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기능도 갖추고 있다. 제품사용 설명서에는 “이 전화기에는 수자식텔레비죤(디지털TV) 신호 변화기가 내장되어 있다”며 “임의의 장소에서 내부 안테나를 리용(이용)하여 수자식텔레비죤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써있다.

북한이 디지털 방송을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평양3404’는 2015년 1월 이후 출시돼 소비자들에게 판매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청 가능한 방송 채널은 조선중앙TV, 룡남산TV(교육 채널), 만수대TV(예술, 영화, 공연 채널), 체육TV가 있다.

‘평양3404’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추가로 연결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사무처리’ 앱을 통해 문서 작성도 가능하다.

평양 3404 손전화기(태블릿 PC)에 다양한 앱이 설치되어 있으며 북한판 간편결제 시스템인 ‘울림1.0’도 설치되어 있다. / 사진=데일리NK

한편, 북한은 태블릿을 통한 정보 유통을 막기위해 보안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먼저, 태블릿의 SD카드를 PC에 마운트(저장 장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해 파일을 옮길 수는 있으나 마운트를 해제하면 파일이 자동 삭제된다. 이는 외부 파일을 태블릿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제조사에서 설정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태블릿 PC내에 다수의 APK파일(안드로이드 설치파일)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보아 북한 내부 망에서 APK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는 앱 스토어 같은 곳이 존재하거나 혹은 보안설정을 우회해 APK파일을 설치해주는 서비스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북한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제한하고 통제해 정보의 확산을 막으면서 사용자들을 추적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평양3404’도 유사한 기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보안기업 ERNW의 플로리안 그루노우 연구원은 2015년 북한정보자유국제연대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정보자유 세미나에서 “(북한 태블릿 ‘울림’은) 모든 파일에 전자서명이 사용돼 영화를 보거나 문서를 열어보려고 해도 전자서명이 있어야만 한다”며 “전자서명 기술을 통해 누가 태블릿으로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또 문서를 수정했는지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RNW가 분석한 북한의 태블릿 ‘울림’은 ‘평양3404’와 같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킷캣(4.4.2)을 사용하고 있어 ‘평양3404’도 유사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