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미디 연구 하버드대생

“북한의 핵이나 정치, 경제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역사와 문화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북한 체제가 막 형성된 1950-60년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디마 미로넨코허브스(29) 씨는 29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의 지원으로 연세대에서 열린 국제한국학워크숍에서 ‘어떻게 로맨틱 코미디가 전복적일 수 있나’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에 앞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미국에 건너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 9월부터 석 달간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의 역사를 무시하거나 간과한다면 사회 전반의 맥락을 짚을 수 없다”면서 “2차대전 후 북한 체제 형성 과정을 공부하다 보니 영화와 문학 분야를 통해서도 북한의 속 모습을 알 수 있겠다 싶어 이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로넨코허브스 씨의 논문 소재는 1958년 북한에서 상영된 ‘우리 사위, 우리 며느리’라는 흑백 코미디 영화다. 당시 큰 인기를 끈 이 영화는 나중에 옛 소련으로 수출됐던 사실이 최근 공개된 외교 자료에도 나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윤재영 감독 등 영화 제작과 관련된 이들은 그 이듬해부터 어떤 기록에도 나오지 않아 종적을 찾을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 영화가 북한의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인기를 얻었는데도 이후 기록이 없는 것은 큰 의문점”이라며 “북한이 1950년대 말 외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외부 출신 인사를 숙청하던 시기였다는 점과 윤 감독이 모스크바 유학생 출신이라는 점 등이 이들의 잠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서양과 달리 장모를 예우하는 한국 분위기에서 이 영화가 장모를 희화화했다는 점도 윤 감독의 신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이 논문은 영화와 관련한 여러 가지 해석 중 하나로 논문을 쓰는 자체가 영화의 ‘행위(performance)’라 할 수 있다”며 “내 논문이 영화 해석을 심화하고 더 많은 논의를 촉발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한국에 온 그는 ‘코미디 영화를 통해 본 북한의 사회 정치사’라는 주제를 더 파고들 계획이며 한국의 독립영화에도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막, 7월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워크숍은 ‘장기적 광역적 관점에서 한국사 재조명’이란 대주제 아래 근대화 100년의 역사적 사건을 탈식민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민족국가의 재현과 식민지 제도 ▲전근대 동아시아 문화와 역사 ▲한국의 문화변동과 사회변동 등 8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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