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춘궁기’인데도 쌀값 안정세 보이는 이유는?

북한에서 4, 5월 ‘춘궁기(春窮期)’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엔 시장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들이 알려왔다.

춘궁기는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쌀이 바닥을 드러내고 올감자(햇감자)가 나오는 6월 말까지 식량 부족 현상이 가장 심한 시기다. 2012년엔 5월 한 달 새 쌀 가격이 1000원 가량 폭등하기도 했었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5월 현재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양강도 혜산의 쌀값은 각각 3700원, 3850원, 3900원이다. 이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쌀 가격은 지난해 12월 4000원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또한 북한 빈곤층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옥수수 가격도 하락했다. 현재 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은 전달과 비교해 500원가량 하락한 800~1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궁기임에도 시장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농사철을 맞아 영농자재를 구입해야 하는 작업반별로 쌀을 한꺼번에 내놓으면서 시장에 쌀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환율 안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서 1달러당 환율이 4월에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5월 현재 7500원 정도(평양, 전달比 160원↓)로 소폭 하락하는 안정세를 보이면서 쌀값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혜산 소식통은 “작업반별로 봄 농사철을 맞아 디젤유, 비료 등 영농자재를 구입해야 한다”면서 “‘종자는 베고 죽는다. 쌀은 돈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작년에 비축해 두었던 쌀을 팔아 영농자재를 구입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쌀 공급 물량이 충분해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시기는 쌀을 구입하는 상인들이 부르는 게 값이다. 그렇기 때문에 쌀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올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6월 말 정도가 되면 다시 쌀값을 비롯해 물가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양은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평양 주민들에겐 지난달에도 초에 보름치를 배급한 이후 중순에 다시 보름치가 공급됐다.

평양 소식통은 “(당국의) 지속적인 배급이 이뤄지고 있고 시장에서도 쌀이 충분한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일부 노동자들의 월급 인상으로 돼지고기 등 육류를 사는 주민들도 늘고 있어 쌀 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북한의 봄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시장 물가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의 북한 물가 안정세는 인위적으로 군량미 중심의 배급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올해 생산량에 대한 기대심리가 향후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흉년이 예상되면 쌀을 축적하려는 사람이 나올 수 있고 그런 움직임들이 물가를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