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전력 노출 피하자’ 경계

북한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맞붙게 될 한국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16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과 북한 4.25축구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 국가대표는 물론 4.25팀 선수 정보 공개조차 극히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이 14일 중국 윈난성 쿤밍 신아시아 제1체육장에서 4.25팀과 경기를 치르기 하루 전날에도 4.25팀은 순번에 따라 출전 선수 이름만을 통보해줬다. 선수들의 대표팀 경력은 물론 포지션과 생년월일, 신장, 몸무게조차 게재돼 있지 않았다.

경기 당일에도 휘슬이 울리기 30분 전에야 4.25팀 축구부장과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조선 4.25체육단 남자종합팀 명단’ 28명을 공개했을 뿐이다. 정해성 국가대표팀 수석코치가 이 경기를 보기 위해 쿤밍까지 날아왔던 사실까지 알아채고 전력 노출에 더욱 민감해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지난 6일 쿤밍에 도착한 4.25팀은 그동안 하루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훈련을 벌여 왔지만 외부와 접촉은 거의 없는 편이다. 현지에서 함께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 15세 이하 남자 대표팀과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김석현 인천 유나이티드 부단장은 “친선경기를 치르는 데도 4.25팀이 전력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경기 전날 밤까지도 팀에 대한 출전 선수 소개 등 정보를 전혀 주지 않아 무척 고생했다”고 말했다.

안종복 사장도 “북한은 훈련하는 모습조차 공개하는 경우가 사실상 없다. TV중계가 되는 경기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4.25팀을 이끌고 있는 박명훈 감독이 유력한 북한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어서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감독은 인천과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에도 소감을 묻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많이 배웠다. 할 말이 없다”고 대답했을 뿐 최대한 말을 아꼈다.

박명훈 감독이 총괄 감독을 맡고 있고 한국의 수석코치에 해당하는 최성철, 최춘오 두 명의 보조 감독이 있지만 코칭스태프 역시 한결같이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인천과 경기 당시 한 골씩 넣었던 길철남과 박세영을 비롯한 선수단 역시 경기장을 급히 빠져나가는 데 바빴다.

북한 국가대표와 올림픽 대표 출신이 다수 포함된 4.25 팀은 북한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북한 내 최고의 명실상부한 팀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기도 한 이 팀에는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 출신 5~6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내달 20일 첫 대표팀 소집을 목표로 조만간 사령탑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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