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근 ‘평양속도’ 강조하는 이유는?

거짓과 왜곡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 시간입니다. 3월 11일 이 시간은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은 노동신문에 나온 어떤 뉴스를 살펴볼까요?

첫 번째는 3월 4일자 1면 ‘평양정신, 평양속도창조의 불길 드높이 비약의 폭풍을 일으키자’라는 사설입니다.

2. 첫 번째 뉴스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속도전을 강조했다는 뉴스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네, 사설은 조국해방 70돌과 노동당 창건 70돌을 맞아 발표된 당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공동구호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정신을 받들어 수도 평양이 세차게 끓고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사설은 김정은이 새해부터 평양시 여러 단위를 현지지도 하면서 평양시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치하하고 이 기세로 오늘의 평양정신, 평양속도를 창조할 데에 대한 크나큰 믿음을 주었으며, 여기에 평양시가 유훈관철 당 정책 옹위의 기수가 되고 최후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 돌격전을 이끌어나가는 기관차가 돼야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훈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전에 지시한 모든 내용을 말합니다.

3. 결국 평양시가 유훈을 관철시키는 선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평양을 흔히 북한에서는 혁명의 수도 내지는 조선의 심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평양이 모든 것을 앞장서 나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4. 평양정신, 평양속도 창조를 강조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평양정신, 평양 속도 창조라는 게 어떤 겁니까?

결국 내용을 보면 조선 정신과 같은 겁니다. 평양이 사상 정신의 중심이라는 부분이 바로 평양정신입니다. 북한이 일반적으로 사상을 말하는 데 있어, 그 중에서도 평양정신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평양이 혁명의 중심이듯이 그 속에 있는 사상도 중심이라는 겁니다. 명확히 나와 있는 설명은 없지만 사상 정신의 중심이 평양이라고 풀어 놓았습니다.

평양속도는 전후시기에 평양에서 아파트, 주택 건설 한창일 때인 5,60년대 1분에 아파트 한 채씩 올라가고 7천세대의 건설자재를 가지고 2만 세대 분의 건설을 했을 때 이것을 평양속도 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 속도전은 상당히 불안한 사고를 유발합니다. 시멘트나 철근 양을 대폭 줄여, 그 때 지은 아파트가 어떻게 보면 붕괴 위험성이 높은 겁니다. 그런데 지금 21세기인데, 그 당시의 평양속도를 창조하라고 하는 겁니다.

5. 그러면 올해도 평양시에 보여주기식 건설이 계속되겠네요?

북한에서 올해가 공화국 창건 70돌인데 북한에서 가장 내놓을 수 있는 부분이 노동당 대 기념비적 창조물이라고 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전력, 농사, 생산량 등 경제 개혁의 지표가 늘어난 부분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양에 몇 개 상징적인 건물에 매달리는 것 같습니다.

6. 그런데 평양만 이렇게 강조하고 평양만 문명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지방 인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저도 북한에 있을 때 평양은 혁명의 수도이고 조선의 얼굴이라고 늘 교육받았기 때문에, 북한에서 말하는 평양과 지방의 차이에 대해 불만도 없었고 주민들도 당연히 평양은 잘 건설되고 멋있게 꾸려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방 사람들이 평양에만 외화집중, 건설 집중, 문화집중 등 모든 부분에서 그러니 불만이 점점 더 높아져서 ‘평양 가야 사람이 된다. 평양사람만 사람이냐’ 이런 식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7. 작년에 김정은의 속도전 강조로 평양에서 아파트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인민들은 이런 사고가 김정은의 속도전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나요?

그 부분이 아파트 붕괴원인을 속도로 보느냐 자제를 빼돌려 자제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인지 문제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따지는 사람들은 기술공법을 지키지 않은 속도에 의한 원인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둘 다 문제이지만 노동당이 일반인들에게는 속도보다 부정부패라고 강연했을 겁니다. 그 부실공사도 일정한 원인이지만 속도 때문에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에 상당수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8. 김정은이 평양 속도전, 평양정신을 계속 강조하는 의도는 뭐라고 분석할 수 있을까요?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할 때는 ‘마식령 속도‘라고 이름을 골랐는데, 김정은이 준공식 이후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3년 동안 건설한 것을 보면 거의 평양에 명품거리, 창전거리, 문수 물놀이장 등 대규모 확장공사는 다 평양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평양을 비롯한 핵심세력이 살고 있는 평양시 주변 사람들을 민심을 당겨야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핵심계층까지 이탈하게 되면 정권유지가 힘들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평양에 대한 지속적인 외화벌이 정책이라든가 평양에 집중적으로 건설해서 평양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1차적 중심을 그곳에 놓고 있습니다. 정권적 차원에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 생각됩니다.

9. 다음 기사 살펴보죠. 세포 등판 사업에 대한 기사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네, 3월 5일 목요일 4면 ‘인민의 만복을 꽃피우는 사회주의 대지로 전변시키라’라는 글입니다. 세포 축산 기지 건설장 글입니다. 노동신문에 보면 굉장히 많이 나오는 글 중 하나입니다. 올해 안에 세포 축산 기지 건설장에서 토지개량, 풀판조성, 바람막이 숲 조성, 주택 건설, 축사 건설, 공공건물 건설, 그리고 관련도로 건설을 무조건 끝내고 역시 공화국 창건과 당창건 70돌을 혁명적 대 경사로 맞이하기 위한 총 공격전에 진입했으며, 건설자들이 이러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기개에 차 있다는 내용입니다.

10. 세포등판 사업이 시작된 게 언제부터인가요?

지시를 보면 2012년 9월 22일에 지시에 의해서 궐기대회를 전국에서 진행했습니다. 공사를 시작한 것은 그 해 12월 겨울입니다. 인공 풀판 조성, 자연 풀판 조성, 축사, 600정보 바람막이, 1만 7천 정보의 풀판 보호리, 저류지, 주택 심지어 여관, 축산연구소, 방대한 양의 공사를 작년 12월에 완공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3월 5일자 글을 보면 똑같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거의 90%를 완공해서 세계 최고 규모 5만 제곱 미터로 뉴질랜드의 것보다 훨씬 더 큰 축산기지라고 자랑했는데, 거의 완공단계인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하는 듯이 글이 나온 겁니다.

11. 거짓일 확률이 높은 건가요?

원래는 이 정도 규모의 축산기지건설을 하려면 만 정보 내지 2만 정보를 완공해놓고 시험을 해봐야합니다. 가축이 여기서 잘 먹고 있는지 해보고 다시 확장을 해야 하는데, 5만 정보를 다해 놓고 한 번에 거기서 하면 축산이 가축 수가 모자라는데 풀이 자라다 사용하지 않으면 썩으면 퇴비더미가 되는 겁니다. 이런 부분이 공사도 진척이 안 되니까 거짓 보고가 계속 올라가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에는 작년에 이것을 설계했던 몇 사람들이 목이 잘린 줄 알고 있습니다. 실제 와보니까 50%미만으로 공사가 돼있어 올해 안으로 공사를 해라 불호령이 떨어져서 지금 노동신문이 이틀에 한번 꼴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12. 노동신문에 사진도 실렸는데요. 어떤 사진들인지 소개해주시죠?

사진을 보면 건설자들이 노동신문을 펼치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보면 김정은이 세포축산기지 건설에 일대전환을 일으키자는 노작을 발표했습니다. 그 노작은 1월 28일 발표한 건데 이것을 들고 추운 바깥에서 영하 15-20도 되는 강원도에서 보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 역시 거짓말인 겁니다. 또 보안부 산하에 있는 돌격대원들이 눈보라치는데 막 달려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 사람들이 눈보라치는데 왜 달려갈까? 거기가 무슨 마라톤 하는 곳도 아니고. 건설현장에서 메가폰을 들고 달려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 역시 거짓말입니다. 기개를 보여주려는 겁니다.

13. 김정은은 세포등판사업을 통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걸까요?

70년대에서 90년대를 보면 김정일이 자기의 업적을 쌓기 위해 평양시에 대규모 건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광복거리 건설, 통일거리 그리고 얼마 전에 완공된 유경호텔 건설 등 20년 이상 걸리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대 기념비 건물을 만든다고 해서 그것을 업적 중 최고로 칩니다. 5.1경기장 이런 식으로 말이죠. 김정은도 역시 아버지를 따라 이런 경제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세계적인 대규모 축산기지를 건설해서 자기가 인민들이 원하는 할아버지의 ‘이 밥에 고깃국’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14. 결국 아버지, 할아버지 따라 하기의 일종이고 또 축산기지 산업을 보여주기잖습니까? 보여주기 사업을 통해 자신의 공적을 높이 쌓으려는 의도?

치적 쌓기가 핵심 아닐까 합니다.

15. 김정은이 평양시 양로원을 현지 지도했다는 기사도 살펴보죠.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 애육원은 많이 갔는데요. 양로원을 방문한 경우가 또 있었나요?

네 3월 6일 금요일 1면 ‘평양시양로원 건설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라는 글입니다. 양로원이란 말이 노동신문에 나온 것도 처음이고, 양로원 건설하는 것도 처음이고 현장방문도 처음입니다.

16. 북한에 양로원이 어느 정도나 있습니까?

원래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일반적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자식들이 잘 모실 것 같지 않으면 농담으로 양로원이나 가지 뭐 이런 이야기가 나왔듯이. 시군별로 양로원이 다 있었습니다. 다 있었는데 90년 식량난 때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이 다 굶어죽었습니다. 유지가 안 돼 다 폐지시켜버리고 도에 명목상 하나씩 유지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7. 북한 양로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가는 거죠?

자식들이 없거나 독거노인, 무위탁 노인들이 갑니다. 출신에 상관없습니다.

18. 다 수용할 수 있습니까?

의외로 양로원에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아직까지는 노인들에 대한 그런 부분들이 80년대 상황을 보면 독거노인이 많지 않았습니다. 노인들도 사는 날까지 주변과 같이 어울리며 살았지 양로원에 가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19. 지금까지 북한당국의 노인에 대한 지원이 어땠나요?

여기서 말한 은퇴, 60세 연로 보장을 받으면 국가가 하루 배급 300그램에 돈 30원 정도를 동사무소를 통해 공급해주는 제도가 있었고. 국가를 위해 공로를 세운 사람들은 600그램에 한 달 보조금이 60원을 주는 게 최종목표였습니다. 메달 수, 훈장에 따라 말입니다. 그것이 국가가 노인들에게 보장해주는 그런 보상제도였습니다.

20. 지금까지 실시되고 있습니까?

600그램에 60원은 80년 이야기고 식량난 지나 무용지물이 된 지 20년이 됐습니다. 노동신문에 가끔 나오는데 노인들을 경제여건이 괜찮은 사람들이 자기 집에 데려다 모셔서 자식이 없는 어르신을 모시는 그런 미풍기사가 가끔씩 실린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입니다.

21. 김정은이 갑자기 양로원 건설현장을 방문한 이유가 뭐 때문일까요?

노동신문을 보면 애육원도 나오고 초등학원, 중등학원 등 부모 없는 고아들을 키우는 체계적인 학원들에 대해 김정은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건설현장도 가고 완공된 다음 가서 애들을 안고 찍은 연출 장면이 나왔는데. 북한에도 이제 노인들이 많고 그러니까 아마 정책적 차원에서 통치자로서 어른들에 대한 공경부분이 빠졌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 역시 김정은이 균등한 국가의 어버이로서 소위 말하는 북한의 어버이로서 균등하게 노인들도 보살핀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이번에 이렇게 특이하게 양로원을 지으라 하고, 건설장을 돌아보면서 그렇게 나온 내용 중에 하나입니다. 상당히 김정은으로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할까요?

결국에는 자신의 기반 층을 확고히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네요. 네, 오늘도 노동신문에 나타난 북한 당국의 의도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오늘말씀 함께 해주신 서재평 사무국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