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 신분은 평양 ‘일선도로’ 거주자

▲노무현 대통령의 카퍼레이드 코스였던 평양시 ‘일선도로’

노무현 대통령과 베트남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방북시 평양 시내 환영 인파 뒤로 건물과 아파트, 주택이 눈에 띄었다.

평양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내에서는 특권층으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도 시내 대로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북한에서 최고 신분을 상징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북한은 김정일이 자주 이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도로를 ‘일선 도로’라고 부른다. 일선도로에 거주 배정에서 최우선고려 사항은 김정일에 대한 각종 테러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양 시내 도로 주변 아파트에 거주할 때에는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한다. 일선도로 주변 아파트는 중앙당 간부와 시당 간부, 군과 행정 실력자들이 우선 배정 받는다. 이 외에 일반 거주자들은 철저한 신원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평양 시민도 이 일선도로 주변 아파트에는 하루를 머물기가 쉽지 않다. 부모 형제를 방문해도 하룻밤 자고 가기가 녹녹치 않다.

평양 출신 탈북자 김영희(가명) 씨는 “평양에서 일선도로 옆 아파트에 거주하려면 보위부, 안전부, 당 조사기관의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한다”며 “이는 일선도로에서 김정일과 관련된 각종 ‘1호행사’가 자주 진행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1호행사가 예정되어 있거나 진행 중일 때에는 일선도로 옆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은 거의 매일 보위부, 안전부 숙박검열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숙박검열의 주요 목적은 일선도로 옆 아파트들에서 외부(평양시 타구역 주민들 포함)사람들의 불법숙박을 막자는데 있다”며 “이는 김정일의 차가 지나가거나 ‘1호행사’시 만일에 일어날 돌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같은 평양시에 거주한다고 해도 일선도로 옆에서 사는 부모 형제 집에도 마음대로 잘 수 없다”며 “꼭 자고가야 할 때는 아무리 깊은 밤이라도 관할 보안소(파출소)에 가서 담당 보안원에게 신고하고 숙박대장에 가족, 친인척 관계를 구체적으로 등록하고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탈북자 이애란 씨는 “평양시민들에게 ‘일선도로’옆에서 산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그것은 그만큼 북한 당국의 신임을 받는 다는 것이며 또 다른 주민들보다 더 좋은 처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 때에는 외국인들이 불쑥 방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선도로’ 옆에 있는 모든 아파트 주민들에게 색텔레비젼(컬러TV) 한대를 선물했다. 또 한 번은 햄을 공급했는데 ‘일선도로’ 옆 아파트 주민들에게만 주는 바람에 평양시 주민들 속에서 ‘일선도로’ 옆 지역을 ‘햄지대’, ‘일선도로’ 옆에 속하지 않는 지대를 ‘비햄지대’라고 부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일선도로’ 옆에 사는 주민들도 고생이 많다”며 “매일 아침 도로청소는 기본이며 겨울에 눈이 올 때에는 한밤중이라도 실시간 나가서 눈을 친다”며 “밤새 한잠도 못자고 눈을 치우는 삼촌이 안쓰러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눈을 제때에 안치우면 얼어서 장군님 차가 빙판길에 위험해진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김정일의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있는 북한은 이미 70년대 중반까지 출신성분에 문제가 있는 대부분의 평양 사람들을 지방으로 쫓아냈다.

김 씨는 “평양에서는 몇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주민들을 배추 씨솎음(갓 씨를 뿌려 나온 수많은 나물들을 여러 개로 추리는 작업) 하듯이 지방으로 추방 시켰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북한이 얼마나 많은 평양 사람들을 쫓아내었는지 92년 평양에 가서 중학교 동창생들을 찾으니 53명 동창생중 16명만 남아있었다”며 “토박이 평양 출신들 중 50% 이상이 출신성분에 걸려서 지방으로 쫓겨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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