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원 전담 트러스트 펀드 만들어야”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부총재 북한담당 자문역은 11일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주변국들이 북한 지원을 전담하는 트러스트 펀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열린 전문가초청 세미나에서 “북한이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더라도 북한에 갈 돈은 1페니도 없다”면서 “WB나 IMF의 돈은 모두 아프리카에 지원되도록 계획돼 있고 설사 돈이 있더라도 빌려주는 게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실용적인 대안은 남한과 일본 등의 주축으로 북한 지원 전용 트러스트 펀드를 만들어 제3의 기관에 관리를 맡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는 북한에서 납치된 사람들에게 시선이 몰려있어 정부가 난감한 상황이지만, 실제 정부관료들은 북한 경제개발을 위한 비용지원을 해야 하는 데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북한지원 기금에 기여한다면 혼자만 참여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도 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뱁슨 자문역은 “북한과의 양자관계 못지 않게 북한이 경제개발에 대해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중국은 동북아의 다원주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개발지원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면서 “6자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북한의 대외개방과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짜여지기 시작하면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북한의 경제개발이 시작될텐데 이 과정을 한국 정부가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개발이란 원조와 달리 체제와 함께 일상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비슷한 종류의 변혁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을 둘러보고 빨리 배우되 개발과정에는 지름길이 없는 만큼 보통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일통일과 남북의 통일 가능성에 대해 “한국에서 독일식의 통일은 불가능하다”라며 “한국경제는 독일경제만큼 강하거나 깊지 않고 북한의 경제 악화는 동독의 상황보다 훨씬 심각한데다, 남북의 노동시장을 통합하면 더욱 복잡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뱁슨 전 자문역은 미국 스탠리 재단이 주관한 대북한 경제 지원 국제협력 연구프로젝트 `북한과 앞으로의 다원적인 경제협력’ 총괄 책임자로 참여하는 등 북한관련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 북한 전문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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