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에 ‘인권 침해 대가 치를 것’ 알려야”

북한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외부 정보를 지속적으로 유입, 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북한인권 침해의 가해자들에게도 자유와 인권의 의미를 깨닫게 해야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자들이 그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행해온 반(反)인도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스스로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보(사진)는 최근 국민통일방송과 데일리NK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인권 침해의 가해자들에게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에 대한 책임이 본인들에게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면서 “북한이 변화하고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권 유린을 자행했던 이들에겐 반드시 그에 응당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분명 현재 북한 정권 내부에는 지금의 북한 상황이 언젠가 바뀔 것이라고 감지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은 통일이 된 이후 자신들이 과연 돈을 벌 수 있을지,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인권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한반도 통일 이후 모두가 성장하고 발전할 때, 이들은 밑바닥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걸 깨우쳐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수용소를 총괄하는 이들에게,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하고 탈북민들을 단속하는 데 동조하는 이들에게 본인들의 실체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면서 “이를 통해 그들이 현재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부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외부 정보 유입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북한 정권이 저지른 가장 큰 범죄 중 하나는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바깥세상을 깨우치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언가를 알아가고자 하는 것에 대한 본능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북한 주민들도 호기심을 가질 자유가 있다”면서 “다행히 최근 북한에서 휴대폰 사용은 물론 태블릿을 통해 영화를 보는 주민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를 장려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이룩하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상임대표(아래 사진 왼쪽)와 진행된 이번 말리노스키 차관보와의 대담은 17일 밤 10시 국민통일방송 단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으로 송출됐다.

[아래는 톰 말리노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 차관보와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상임대표와의 대담 전문]

–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 청취자들께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톰 말리노스키라고 합니다. 저는 미국 국무부에서 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보로 일하고 있습니다. 차관보로 일 한지는 2년 정도 됐고요, 그 전에는 휴먼라이츠워치라는 인권담당 기구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일을 했었습니다.
 
현재 차관보로서의 제 역할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내 인권 관련 의무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하면 인권을 존중할 수 있을지 자문하는 것입니다.
 
– 이번에 어떤 일로 한국을 방문하신 건가요?
 
저는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에 대해 논하고 필요한 사안을 협의하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요즘 미국과 한국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북한 주민들을 직접 만나 교류하고, 또 북한 주민들을 미국이나 한국에 초청해 서로를 배워갈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건, 이렇게 대북라디오 방송과 같은 다른 수단을 통해서나마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죠. 더 많은 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방법들이 적극 장려돼, 나중에는 북한 주민들과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서로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그것이 완벽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서로를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김정은은 지난달 초에 열린 제7차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시대가 열렸음을 대내외에 알렸습니다. 집권 5년째를 맞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차관보님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북한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젊은 김정은이 단순히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랬다는 이유로 본인 역시 북한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이상합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북한을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 만약 한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그러한 자격을 국민들로부터 얻어내야 합니다. 국민들이 지도자에게 바라는 능력과 가치를 본인이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해 보여야 하고, 그러한 자질들을 갖춘 다른 후보들과 경쟁을 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죠. 올해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이뤄질 텐데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 간의 경쟁이 벌써 아주 치열합니다. 이 후보들은 각자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자신들만의 뜻과 주장을 펼치고 있죠. 미국 국민들 역시 이 후보들 중 지도자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자유롭게 선택할 겁니다. 민주주의 시스템은 이렇게 작동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에서 김정은 정권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에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선택을 하면 처벌을 받게 되죠. 이는 오늘날 결코 자연스러운 국정 운영이 아니며, 전 세계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그리고 살고 싶어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보고서가 나온 이후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 됐다고 보십니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중요했던 이유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에서의 삶이 어떤지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고, 특히 북한 내부에서 정권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거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또는 북한 당국이 지시한 원칙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 사람들이 어떻게 처벌 받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부각해줬습니다.
 
특히 COI 보고서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서 발표된 보고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의견을 대변하는 유엔에 의해 발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북한 정권이 이 보고서를 부인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COI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전 세계 국가들이 대북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 유럽 등에서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제사회는 북한 내부에서의 변화를 어떻게 하면 가속화할 수 있을지, 현재 북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지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 인권 침해 범죄를 저지른 북한 관리들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상이 누구이고, 이 작업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북한 정권 내부에는 분명 현 상황이 언젠가 바뀔 것이라는 걸 감지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한반도가 통일된 이후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요. 만약 그러한 미래가 왔을 때, 자신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돈을 벌 수 있을지, 그러한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분명 북한 정권 내부에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북한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인권 침해에 있어서 이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수용소를 총괄하는 이들에게,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하는 데 관여하는 이들에게, 탈북자들을 단속하는 데 동조하는 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머지않아 본인들이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오를 것임을 알려주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궁극적으로 북한인권 침해의 책임자들을 우리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는 걸, 이들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미래의 통일 한반도에서 다른 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때, 이들은 하층 생활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이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일에 대한 대가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걸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이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자신들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오늘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차관보님께서는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여러 자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활동이 왜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우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호기심이라는 걸 갖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에 대한 본능이 있는 것일 텐데요. 그리고 이러한 본능은 너무도 당연한 겁니다. 저 역시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정말 궁금하고, 알아가고 싶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북한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듣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보길 원합니다.
 
북한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 할 수 있어야 하며,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나온 영화를 본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함께 역사를 공부한다든지, 또는 각자의 나라가 저지른 실수나 이룩한 성과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이 저지른 가장 큰 범죄 중 하나는,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바깥세상을 깨우치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사를 알지 못하게 하는 것, 다른 나라 국민들에 대해 알지 못하게 막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범죄라는 겁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선 북한에서 이 같은 정보의 통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태블릿을 통해 영화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또한 가능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 같은 변화를 장려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것이 곧 평화를 실현하고 갈등을 종결시키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이루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지금도 숨죽이며 이 방송을 듣고 있을 북한 청취자들께,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우선 북한 주민들이 저의 이런 이야기조차 숨어서 숨죽이고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안타깝고 슬픕니다. 언젠가는 그 누구도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서로를 만날 수 있게 됐으면 합니다. 그 때가 되면 저는 여러분이 북한에서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미국에 대한 여러분들의 질문도 받고 싶은데요. 설령 그 질문이 미국에 대해 아주 비판적인 것일지라도, 그런 기회를 통해서나마 미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많은 탈북민들을 만났습니다. 탈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후, 지금은 한국과 미국 등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죠. 이들은 인생을 살면서 어려운 경험을 정말 많이 한 분들이었고, 특히 다수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 부당한 경험도 많이 겪으셨더군요. 하지만 이들은 제가 평생토록 만나본 사람들 중에 단언컨대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북한에서의 어려운 삶과 투쟁하며 살아온 분들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저 편안하게만 살아온 사람들보다 회복력도 훨씬 뛰어나고 창의적이며, 더 많은 재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북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라면 아마 미국 사람들보다 시장경제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북한에서 스스로 물건을 팔고 사면서 생존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북한에서 정치적인 억압을 감내해야 했고, 자유를 박탈당했던 이들이기 때문에, 탈북민들은 오히려 한국이나 미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자유의 가치를 더 강력하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탈북 후의 삶을 살면서 어려운 점이 없진 않겠지만, 이들만이 가진 강점과 유리한 점도 분명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진다면, 그리고 훗날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북한 주민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하는 사람들 중 한 부류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 많은 어려움과 투쟁을 통해 스스로 체득하고 배운 게 많은 분들이기에, 그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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