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산층 엄마들 사이에서 한국산 분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한국 제품 판매를 원천 금지하고 있지만 아이들 분유까지 강제 몰수하기는 힘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중산층은 월수입이 대략 40∼50만 원 이상인 세대를 가르킨다.
함경북도 나선 소식통은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 분유로 한국체품을 최고품으로 인정해 많이 찾고 있다”면서 “당국이 통제를 해도 여러 방법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한국 이유식인 ‘맘마밀’, 분유인 ‘트루맘’, ‘아기사랑 수’ 등이 인기가 많다. 또 당 간부나 외화벌이 일꾼, 돈주(신부유층) 등에게 이 제품은 없어서는 안 될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산 분유는 주로 중국 사사여행자(친척방문자)의 선물이나 밀무역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나선시의 경우 이곳을 출입하는 중국인들이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진선봉 출신의 한 탈북자는 “나선의 원정세관에서 근무하는 세관원에게서 ‘매일분유’ 14통을 넘겨받아 판매한 적이 있다”면서 “한국산 분유가 좋다는 것은 엄마들 사이에 소문이 나 있지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구경도 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세관에서 여행자들이나 중국 장사꾼들로 부터 빼앗은 분유를 장마당(시장) 장사꾼에게 팔아 이 제품이 장마당에서 비밀리에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유를 성장 단계별로 구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보통 구하는 대로 먹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북한 시장에서 250g 용량의 분유 한 통은 6만 원, 중국 위원화 1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의 한국제품 선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쌀비누’, 치약 ‘2080’, ‘옥시크린’ 같은 물건은 중산층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제품들이다.
한편, 한국산 제품의 인기가 높자 중국 무역업자들이 중국 위조상품을 한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파운데이션 같은 화장품은 병에 표기된 중국 글씨를 지우고 한국산이라고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