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요시장 곡물가격 오름세… “춘궁기 접어들면서…”

소식통 "'시·군 인민위원회, 식량 보장하라' 지시문 하달하기도"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본격적인 춘궁기(春窮期)에 접어들면서 북한 주요시장의 곡물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변동성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지난달에 비해 오른 상태라는 것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데일리NK에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종합시장에서 판매되는 쌀 1kg 가격은 각각 4800원, 4700원이었고, 옥수수는 1kg당 각각 1900원, 2450원에 거래됐다.

본보가 지난달 말 조사한 쌀 1kg의 시장가격은 신의주 4120원, 혜산 4400원이었고, 옥수수 1kg 가격은 신의주 1550원, 혜산 1650원이었다.

쌀과 옥수수의 가격은 보통 200~300원씩 오르락내리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봄철 보릿고개를 맞으면서 신의주와 혜산 종합시장의 곡물가격이 다소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곡물가격 상승 배경에 대해 “쌀 가격은 해마다 항상 봄철이면 오르고, 4·15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으며 국경 단속이 어느 때보다 심해 사람들이 밀수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월에 들어서면서 (국경의) 밀수 단속이 강해졌는데, 4월 들어 더 강해져서 사람들이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쌀이나 옥수수를 들여오는 것은 설사 단속됐다고 해도 용서되기 때문에 들여오는 것은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시장의 곡물 보유량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장사꾼들이 가지고 있는 곡식의 물량에는 변화가 없으나, 원가가 오른 데다 배급이 떨어진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에서 곡물을 계속 구입하고 있어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북한 당국은 춘궁기 식량문제 해결에 대한 지시문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식량이 떨어진 농가를 장악하고, 시·군 인민위원회가 책임지고 식량을 보장하며, 올 곡식(감자, 보리) 재배면적을 늘여 식량문제를 해결하라는 내용의 지시문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시장에 대한 당국의 단속도 뜸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의주와 혜산, 평안남도 평성, 함경북도 청진 등 비교적 큰 규모의 종합시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에서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별다른 단속이나 통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단속할 상인들이 없을 뿐더러 시장관리소 성원들도 다른 (돈이 되는) 일을 하느라 단속이나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함경북도 소식통은 “국가에서 팔지 말라는 물건 외에 통제는 하지 않으며 단속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밖에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향후 시장 물가 전망과 관련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른 바 보릿고개에 접어들면서 향후 곡물과 기타 상품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소식통은 “물가가 이전 달에 비해 조금씩만 오르고 있을 뿐 많이 오르지는 않고 있는데, 앞으로 제재가 더 강화되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