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올해 양력설 쇘다는데 이유가?

2003년 이후 음력설을 쇠던 북한 주민이 올해는 양력설을 쇤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양력설을 쇨 것에 대한 중앙당 지시문이 내려와 올해 1일 이후 5일을 쇘고 오는 19일(음력설)에는 하루만 쇨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신정을 며칠 앞둔 지난해 말 ‘2015년 새해부터 1월1일(양력설)을 기본설명절로 정하고 뜻 깊게 쇨 데 대한 당중앙위원회 지시문’이 하달됐다”면서 “지시문에는 지금까지 민속명절로 4일간 휴식했던 음력설에는 단 하루만 휴식하도록 결정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1일 양력설에는 월요일까지 포함해 닷새 동안의 명절을 쇘다”면서 “올해부터는 4일 동안 휴식했던 음력설 명절은 당일 하루만 쇠게 돼 그동안 음력설을 쇠던 민족의 명절은 사라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부터 1월 1일을 기본 설 명절로 정한 것은 과거 수령님(김일성)의 새해 신년사가 있은 뒤 양력설을 쇠곤했던 당시 추억을 되살리려는 것”이라면서 “주민들로 하여금 수령님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자신(김정은)을 수령님과 같은 모습(스타일)의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시킬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반응 관련 소식통은 “과거에도 양력설을 쇤 적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음력설을 쇠 왔는데, 갑자기 방침이라며 양력설을 쇠라고 하니 황당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특히 장군님이 수령님과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해 민족의 명절을 급히 바꾸는 것에 대해 불만을 보이는 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도자가 바뀜에 따라 명절 쇠는 것까지 수시로 바뀌는 나라는 아마도 조선(북한)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방침에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일성은 1967년 ‘음력설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봉건적 잔재’라며 양력설만 쇠게 했다. 그러다가 1989년 ‘우리민족제일주의’ 이념을 내세우면서 다시 음력설이 명절로 정해졌다. 그러나 2003년 김정일이 음력설을 더 크게 쇠라는 지시를 내려 작년까지 음력설을 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