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1.1 설날과 다음날 이틀을 공휴일로 지정해 주민들이 첫날은 동상을 참배하고 이틀째는 가족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주민들에게 사흘 연휴를 쉬도록 했으며, 이 기간 신년사를 시청하고 숙지하라는 과제를 줬다고 내부 소식통이 2일 알려왔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도록 특별 전기를 공급했으며, 주민들은 김정은의 신년사 발표 장면이 이전과 달라졌지만 내용에는 특이할 사항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작년과 다른 모습으로 텔레비젼에 나와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년 말씀에서 특히 인민생활 향상에 관심을 두고 봤는데 자력갱생을 반복한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무덤덤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사흘 휴식을 하게 돼 좀 여유가 있었다. 설날에는 동상 참배를 하고 돌아와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냈다”면서 “매 세대에서 신년사 시청을 의무적으로 했는데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수님(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의 정신과 경제분야에서 간고분투를 강조했는데, 올해도 또 좋아지는 것은 없겠다는 것을 수십년 들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평소 알고 지내지만 제대한 지 얼마 안돼 어렵게 지내는 제대군관에게서 “인민군대 복무할 때부터 자력갱생 구호를 신물나게 들었는데 지금 아무 것도 없는 빈터에서 무슨 자력갱생을 짓겠는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주민들이 대체로 신년사에 큰 감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선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원수님이 새로운 (개혁)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고 가는데 (대북)제재 때문에 잘 되지 않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남북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얼마 전에도 북남이 오고가고 미국과 회담도 했지만 쌀 1키로(kg) 들어온 것이 없다. 뭔가 오고가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답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설날이지만 신년사 학습에 신경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가족이 모여 앉은 중에 세포비서 이상 급은 본인 휘하의 노동자들에게 신년사의 내용을 전수시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신년사 내용에 큰 관심을 두었고, 일반 주민들은 중심 내용만 머릿 속에 익혀야 망신당하지 않으니 그 정도 관심만 보였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한 당국이 휴식일을 3일간으로 지정했지만 셋째날은 각 직장과 조직에서 신년사를 받들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는 모임이 예정돼 있어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검찰소, 보안서, 보위부 등 간부들과 돈주들은 대체로 전화로 돼지고기, 당과류, 떡 같은 음식을 전화로 주문하고, 밑반찬도 시켜 먹었다”고 말했다.
또한 간부들은 간부공급소(65호공급소)에서 입쌀, 밀가루, 기름을 받은 데다 주변에서 주는 뇌물로 남방과일 1박스, 각종 고급술, 맥주, 담배, 떡, 순대, 고기 등을 받아서 가족들이 제대로 잔치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