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1일 신년사를 했습니다. 지난 2016년은 역사에 특기할 혁명적 경사의 해, 위대한 전환의 해였다며 핵탄두폭발시험, 대륙 간 탄도로켓 시험발사 등에 대해 한바탕 자랑을 늘어놨습니다. 70일 전투, 200일 전투도 만리마 새 시대를 탄생시킨 거창한 창조대전이었다며 인민경제 각 부문별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해 행군길에 또다시 떨쳐나서야 한다며 올해도 역시 “전투”라는 이름으로 북한주민들을 달달 볶아댈 것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신년사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쯤 김정은은 지난 시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새해 인사말을 건넨 뒤에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가 하면 신년사 마지막 부분에서는 북한 인민에 대해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는 이례적인 표현까지 했습니다.
그러고는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느니,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우리 인민을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인민의 참된 충복, 충실한 심부름꾼이 될 것을 새해의 이 아침에 엄숙히 맹약”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얼핏 보면 김정은이 인민들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새해에는 뭔가 크게 달라질 듯한 맹세를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까지 북한인민과 간부들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성으로 일관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인민에 대한 사랑을 부각시켜 민심을 얻어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지난 5년간 경제강국 건설을 수없이 떠들었지만 실제 성과가 크지 않자 인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수령의 능력 부족이라는 표현을 써, 동정심을 얻어 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자신을 낮추는 표현을 썼지만 올해 북한 인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질 것은 뻔합니다. “자력자강의 위력으로 5개년전략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민총돌격전을 힘차게 벌려야 한다”고 선언한 만큼, 인민들을 또 얼마나 쥐어짤지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김정은 세습체제가 존재하는 한 북한 인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세습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길에서 북한 인민들이 승리하는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