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에 썩은 쌀 배급해 놓고 원수님 ‘배려'”

북한 당국이 이달 초 썩은 쌀을 양강도 혜산 주민들에게 배급해 이곳 주민들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 대거 몰리는 소동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약속을 믿고 쌀을 구비하지 않고 있던 주민들이 저질의 쌀을 배급받자 시장에 몰렸고 이로 인해 쌀 가격이 북한 평균 가격보다 1000원 가량 비싼 6500원선에 거래됐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말부터 ‘2호미(전시비축미)’를 풀어 10일 분이나 15일 분의 쌀을 배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지역 쌀 가격이 지난 3개월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50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20일 분이라면서 배급을 줬지만 쌀이 다 갈라지고 부서져 먹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면서 “벌레와 악취로 먹을 수 없어서 주민들은 쌀을 구하기 위해 갑자기 시장으로 몰렸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6월 배급 때 만해도 양질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배급된 쌀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배급을 해준다는 말을 믿고 있던 주민들은 낭패를 봤고 특히 돈이 없는 빈곤층은 쌀을 살 돈이 넉넉지 않아 아주 곤궁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도대체 언제 적 거냐’ ‘먹으라고 주는 것 맞느냐’면서 분통을 터트렸다”면서 “이런 쌀을 주면서 (당국은) 원수님(김정은) 은덕이니 배려니라고 선전하니 주민들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달 초 배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해 따로 식량을 확보한 주민들은 거의 없었다. 또한 쌀 도·소매상들은 식량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과일이나 남새(채소) 등 다른 장사를 준비해, 시장 내 쌀 공급도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장에 햅쌀을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몰렸고 일부 장사꾼들이 쌀을 더욱 비싸게 팔려고 해 주민들과 언성을 높이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쌀값이 한때 6500원까지 올랐고 현재까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이 이달 6일부터 김일성 사망 19주기 애도기간을 선포, 각종 추모모임에 주민들을 동원하면서 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동 추모행사에 동원돼 시장이 원활히 운영되지 않고 메뚜기 장사꾼들이 급증해 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애도 기간 저녁 시간에 잠깐 시장 개방을 허락했지만 이 시간에도 추모 모임에 동원되는 주민들이 많았다”면서 “장사꾼들은 이후에 제기될 수 있는 ‘수령님 추모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두려워 시장에서 장사하기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공식 시장보다는 거리에서 잠깐 쌀을 파는 메뚜기 장사(이리저리 단속을 피해 하는 장사)꾼들이 많아졌다”면서 “일부 장사꾼은 창고 등을 이용해 쌀을 파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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