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양측이 하나 둘 실천에 옮기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남북이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이르면 11월 말 철도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하고, DMZ 지뢰제거 작업을 동시에 시작하자 주민들은 ‘시작이 좋다’며 이번에는 잘 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18일 전해왔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철도연결과 DMZ의 지뢰해체에 대한 소식을 주민 교양에서도, 간부들을 통해서도 듣고 있다”면서 “반가운 소식이고, 어찌보면 이렇게 약속이 지켜지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때까지 70여 년을 끌어온 분단 조건에서 회담이 여러 번 있었지만 작은 출로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되는 것 같다”면서 “말싸움만 하지 않고 이렇게 트일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정상회담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조치로 지뢰 및 폭발물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 주민들은 지뢰 해체를 교류 협력의 장애물 제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38선 지뢰가 모두 제거되면 여기를 통해 주민들이 오고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서 “장군님(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가면 그 길을 따라 물건들이 오고 갈 것”이라고 희망섞인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남북교류와 대북 지원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남조선이 잘 살고 상품 수준도 훌륭하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교류협력이 활성화 되면 장사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당국은 북한 주민의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고운 시선으로만 보지는 않고 있다.
소식통은 “정상회담 결과 선전은 요란했지만 지금은 가을걷이 전투에 총력 동원하라는 강연이 주를 이룬다”면서 “우리식 경제관리로 제대로 된 사회주의를 만들어 제재의 난관을 뚫어야 한다는 강연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교류에 대해서는 “간부들은 ‘북남관계도 하루 아침에 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거리를 두는 것 같다”면서 “계급적 자존심을 가지고 우리식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철원 비무장지대를 찾아 남북 공동 지뢰 제거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