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12月 ‘연간결산총화’로 바빠

2014년 한해의 끝자락이 보인다. 연말, 한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모임으로 모두가 바쁜 나날을 보내며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지금 시기에 연간 결산총회와 송년회, 양력설 준비로 바쁘게 보낸다.


북한 주민들은 연말 1년 생활을 총화하는 ‘연간결산총회’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연간결산총회는 1년 동안 자신의 잘못을 해당 조직 앞에 얘기하는 일종의 자아비판이다. 다른 동료들의 충고도 들어야 하는 상호비판으로 이뤄진 여간 껄끄러운 것이 아니다. 


연간결산총회에는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원은 물론, 당원, 직맹(조선직업총동맹)원, 사로청(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소년단원 등 조직에 가입된 모든 주민들은 이 총회에 참가해야 한다. 연간결산총회는 보통 12월 초 정도 시작한다.


북한 주민들은 연간결산총회가 끝나면 ‘송년회'(북한 말로 망년회)를 준비한다. 송년회는 기관기업소나 조직별 당세포, 직맹·여맹·청년동맹 초급단체, 대학 학급별로 조직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들뿐 아니라 학생들도 학급별, 혹은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송년회를 한다.


12월에는 국가적 행사가 많기 때문에 행사가 끝나는 27일 정도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이어진다. 간부들과 일반 주민들의 송년회는 차이가 난다. 외화벌이 회사의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비용을 모두 지불해 음식을 준비하지만, 그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 공장기업소는 회비를 모아 송년 모임을 진행한다.


보통 25~30명 정도가 모여 송년회를 진행하며, 이 정도 규모일 경우 흰쌀 10kg(떡), 돼지고기와 개고기 등 5kg, 술 10kg, 수산물 3kg, 산나물, 콩나물, 김치 등 일반적인 음식들로 준비해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북한 주민들의 12월 국가적 행사와 송년회가 끝나면 곧바로 ‘양력설’ 준비에 들어간다. 바쁜 연말 일정 속에서도 설 준비는 반드시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설’의 의미는 새해 첫 날을 즐겁고 풍성하게 보내야 한해 동안 잘 살 수 있다는 믿음과 바람이 함께 섞여 있다.


그만큼 설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더불어 시장 상인들의 일손도 바뻐진다. 상인들은 연말에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을 조사해야 판매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들은 설에 먹을 떡과 국수 등을 준비하고, 남편 내복이나 솜옷, 자녀들의 솜옷과 신발 등 겨울용품을 마련한다. 각종 음식과 겨울용품을 준비하려는 주부들로 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장 상인들이나 겨울용품을 구매하려는 주부들의 얼굴엔 그나마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비록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지만, 설 만큼은 겨울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이려는 어머니들의 마음이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해묵은 것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남에게 빚진 것(돈이나 현물 등)을 청산하느라 가지고 있는 돈을 나눠야 한다. 빚을 진 주민들은 청산하려 하지만 사정의 여의치 않으면 모두 갚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빚을 받을 주민들은 어떻게 해서든 받으려다 보니 예기치 못한 실랑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새해를 새로운 기분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며칠 지나면 화해한다.


올초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의 12월은 학생, 가정주부, 직장인, 장사꾼 모두 바쁜 일상을 보내는 달”이라면서 “주민들은 명절을 쇠거나 행사를 하려고 해도 돈 때문에 고민이지만 남에게 빚진 것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설렘으로 즐겁게 보내는 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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