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사이 ‘원수님 서울 방문’ 기대감 고조

“통일이 거의 다가온 것” 반응, 지원 보따리 은근히 바라기도

지난 3차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연설과 허리를 숙인 인사가 북한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4일 알려왔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신문에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전문을 싣고 ‘통일의 새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관련 발언도 여과 없이 보도했고, 정상회담 이후 주민 교양에서도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대다수 주민들이 인상이 깊고 잘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원수님을 남조선(한국)에 초청한 것은 민족사적으로 매우 특이할만한 경사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을 ‘문재인 대통령과 원수님의 서울 방문 약속’이라고 부르며 화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이번에 남조선 대통령이 우리나라(북한)를 방문하고, 또 원수님이 서울까지 갔다 온다면 통일이 거의 눈앞에 임박한 것이 아니냐고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민심 흐름에 대해 소식통은 정상회담을 해도 주민들에게 차려지는 게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서울에 다녀오면 남측의 지원 보따리를 가져 오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전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삼지연읍지구 도로 닦기 작업에 동원됐던 주민들은 ‘고생은 했지만 보람이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가 백두산 정상에서 손을 함께 들고 찍은 사진이 노동신문에 대서특필되면서 만족감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김 위원장이 서울에 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서울 방문을 초청받았지만 결국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질지는 확신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북한 주민들의 서울 답방 기대감에 대해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한 주민들은 1994년 김일성이 한국에 가기로 했다가 직전에 사망해 참으로 애석하게 생각했다”면서 “통일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단됐고 ‘조선 사람들은 운이 없다’고 혀를 끌끌 차는 사람도 많았다. 여전히 통일에 대한 열망은 크기 때문에 김정은이 서울에 간다는 기대와 희망은 굉장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