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종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관련 정보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북한 주민들 속에서 북남회담에 대해서는 아직도 들떠있지만 조미(북미) 회담에 대해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조미 회담의 장소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회담이 가져올 파격적인 의의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여전히 낯선 기분으로 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이 미북 회담의 의제 등 관련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북한 당국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월 9일 방북을 하고 돌아간 뒤, 10일 자 노동신문 1면을 할애해 김정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소식을 8장의 사진과 함께 기사로 내보냈다.
당시 노동신문은 ‘조미 수뇌회담과 관련한 량국(양국) 최고지도부의 립장(입장)과 의견을 교환했고, 토의된 문제들에 대하여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전했는데 이후 확정된 회담 장소나 일정, 미국 고위 관리들이 밝힌 비핵화 방안이나 경제지원 발언들은 소개되지 않고 있다.
10일 이후 노동신문을 살펴봐도 북한의 인권 실태를 지적한 미 국무부의 성명을 거론하며 “대화 상대에 대한 용납 못할 도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만 확인된다.
소식통은 “나라에서는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의 북한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조미회담의 본질은 드러내지 않고 원수님(김정은)의 정치적 행보에만 더 열을 올린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주민들은 미국을 오랜 기간 우리를 괴롭힌 대적으로 규정짓고 살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으며, (나라에서) 가르쳐준 대로 ‘전쟁의 원흉이며 침략자인 미국’만을 머릿속에 떠올린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오랜 기간 세뇌 교육을 받아왔고 외부 정보를 통제당한 채 살아왔기 때문에 당국의 선전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열린 남북 회담이나 앞으로 열릴 미북 회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으로 포장해도 북한 주민들 상당수가 다른 생각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