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 보기 : 북한 공식 열차 시간표 보니 ‘평양-청진’ 노선 약 28시간 소요
데일리NK가 17일 입수한 북한열차시간표(북한 철도출판사 제작)에는 ‘열차에 가지고 오를 수 없는 짐’ 규정을 따로 표시해두고 있다.
열차에 휴대할 수 없는 금지 품목에는 한 개의 질량이 20kg 까지 되는 짐으로, 2개를 넘는 짐과 객차 안의 길을 막거나 선반위에 올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부피가 큰 짐이다. 다만 질량이 20kg을 넘는 짐이 손가방일 경우는 제외된다.
우리 KTX 열차 여객운송 약관은 휴대하는 짐과 관련해 통로나 좌석을 차지하지 않는 2개 이내의 물품(중량 30kg 이하)만을 휴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 열차는 이 외에도 ▲불이 쉽게 일어날 수 있거나 당길(일으킬) 수 있는 짐 ▲폭발물 ▲객차 안과 여객들의 물건을 더럽히거나 상할 수 있는 짐 ▲동물 ▲독이 있거나 냄새가 나는 짐 ▲이밖에 사람의 건강이나 열차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짐은 제외한다고 규정했다.
대신 용기에 넣은 관상용 동물, 너비와 높이가 50cm 정도가 되는 용기에 넣은 애완용 개는 동반 승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완용 개를 잘 키우지 않는 북한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동반 승차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평양 내부 소식통은 “최근에는 부피가 큰 짐을 두세 개씩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면서 “짐을 보내고 받는 것은 써비차(사람이나 짐을 날라주는 차량)을 이용해 쉽게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써비차에 짐만 가득…’중계짐’ 활용 물건 배송 주민 늘어”)
탈북자들에 따르면,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했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열차 이용을 하는 주민들이 휴대한 짐보따리에는 상상하기 힘든 물건이 많았다.
예를 들면 공장 등에서 필요한 화약, 시너 같은 위험물질을 가지고 타기도 했고, 냄새가 심한 생선 토막을 가지고 타 다른 승객이나 열차원과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은 생활 형편이 나아졌고, 짐 보따리를 몇개씩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단속하는 여자 열차원들도 소리를 지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