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4월 1일>
북한 자체로 생산한 민간용 경비행기를 김정은이 직접 타고 이착륙 시험 비행을 했다고 합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을 비롯한 온갖 매체가 오늘 보도하면서 무슨 큰일이나 해낸 것처럼 하루 종일 떠들어댔습니다. 지난해 8월 ‘전동렬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여러 가지 최첨단기계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경비행기를 만들 과업을 주었는데 노동자, 기술자들이 힘을 합쳐 모든 장비, 장치들이 국산화된 비행기를 생산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공장을 다시 찾아 온 김정은이 칭찬도 해주고 겸해서 직접 경비행기를 시험적으로 타 봤다는 건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부 부속품은 보이지 않으니 그렇다 치고 신문에 나온 비행기 겉모양을 좀 보십시오, 한 조각 한 조각 용접해 붙인 것은 물론 리베이트 한 부분까지 한 땀 한 땀 다 손으로 한 작업입니다. 맨 처음 자동차를 만들 때 망치로 두드려 만들던 1950년대 때하고 어쩌면 똑같은지 기가 막힙니다. 한 세기나 떨어진 어느 나라에서도 만들지 않는 이 따위 비행기를 만들어냈다고 왜 이리 떠든단 말입니까.
지금이 도대체 어떤 시대입니까. 3D프린터로 정교한 부분까지 찍어내 쓰는 그야말로 최첨단 시대입니다. 옛날 조상들이 대장간에서 호미나 낫 같은 농기구를 만들던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김정은이 탄 비행기는 많은 사람들이 다 보았겠지만 민망할 정도로 한심합니다. 이렇게 만들 바에는 차라리 외국에서 사다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오죽했으면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비행기는 만들지 말고 사오라고 지시했겠습니까. 만드는 것보다 사오는 것이 백배 천배 더 낫기 때문에 김일성도 수입해다 썼습니다.
그렇다면 백번 양보해서 왜 이런 고물딱지같은 비행기를 만들어서 요란히 선전한단 말입니까. 그 이유는 요즘 김정은이 내미는 국산화 정책 때문입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국산제품을 많이 만들자”라는 논설을 통해 “국산화는 곧 사회주의조국수호”라느니 “국산화 실현은 우리의 생활, 우리 후대들의 미래, 우리식 사회의주의의 운명이 여기에 달려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느니 국산화 열풍을 일으키자고 강조했습니다.
이게 바로 김정은식 현명한 영도라고 보는 것 같은데 오산입니다. 수입병을 망국병이라고 떠들어대고 경비행기를 타는 모습을 천 백번 보여준다 해도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밖에 될 수 없는 철딱서니 없는 행동으로밖에 비치지 않습니다. 공연히 수많은 노동자들, 기술자들 고생이나 시키지 말고 제대로 된 정책, 제대로 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바로 북한을 개혁하고 개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