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과학 기술 수준을 과장 선전하기 위해 자체 생산한 판형콤퓨터(태블릿 PC) 중 최신 제품인 ‘울림’을 데일리NK가 4일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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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을 전해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묘향’이나 ‘룡흥’과 달리 ‘울림’은 풍부한 학습 자료들과 다양한 게임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젊은층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소식통은 “기숙사생활에서 돈이 필요한 일부 대학생들은 이미 사용했던 ‘울림’을 제값에 되팔기도 한다”면서 “중고라고 해도 수요자가 많아 팔기 쉽다”고 전했다.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을 분석해 봤더니 언어·과학·기술 종류의 사전(3개), 게임(62개), 백두산 총서를 비롯한 e-book(3개), 교육영상과 피아노 연습(각 2개), 계산기(전문가용/일반용) 등 젊은층을 노린 프로그램이 다수 탑재되어 있었다.
또한 ‘가정료리(요리)’ 애플리케이션은 생생한 사진과 함께 준비물 및 요리 조리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소식통은 “돈이 많은 가정주부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떨어져 북한 당국이 ‘울림’에 대한 구매 제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가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지속적인 판매를 통한 ‘통치자금 확보’ 전략도 삐걱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식통은 “판매 단위에서도 대놓고 ‘울림’은 ‘룡흥’이나 ‘묘향’ 등보다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올 봄부터 판매가 시작된 ‘울림’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돈을 내고 다시 사겠다는데 이미 구매한 기록이 있어 팔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황당해 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부품 생산을 못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우리(북한)의 기술이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는 젊은이들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직접 울림을 사용해 본 본보 박성애 인턴기자(북한 출신·24)는 “이동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젊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 있으나 터치 인식 속도나 화질 등은 조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인턴기자는 “북한 내부에서도 인트라넷을 통해서만 할 수 있게 만들어 놓는 등 사실상 전자사전이나 게임기 수준으로 실용성도 낮다”면서 “게임도 외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 것을 이름만 북한말로 변경했고, 음악도 (요즘 추세에 맞지 않는) 북한 것을 삽입했다는 점에서 금방 싫증을 낼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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