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사꾼들 돈 가방에 ‘內貨’ 가득…왜?

북한이 일부 지역 시장에서 외화사용을 단속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외화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은 찾기 쉽지 않고, 외화 사용에 익숙한 상인과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서 갑자기 외화단속을 시작하더니 새해에는 시장에서 외화를 쓰는 장사꾼을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외화사용을 하던 때는 공산품과 같은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 두부를 살 때도 중국 돈으로 거래가 이뤄졌었다”며 “지금은 시장에서 외화사용을 하다 발각되면 돈과 상품을 회수하기 때문에 대부분 주민들이 국돈(북한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북한 시장에서 외화 사용은 금지다. 하지만, 그동안 모든 거래가 외화로 이루어질 정도로 외화 사용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2009년 화폐개혁을 겪으면서 주민들의 외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화폐개혁이나 화폐교환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외화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당국 차원에서 외화를 환전소에서 원화로 교환하라는 지시가 내려와도 외화를 보유한 주민들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2009년 화폐개혁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북한은 화폐개혁 이후 외화 사용을 강하게 단속했지만, 시장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실패했다. 이후 국경지역 대부분 시장에서는 외화 사용이 암묵적으로 허용돼 왔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 단속이 위(중앙)에서 주민들의 외화를 수거하기 위해 내린 조치일 수 있지만, 도(道) 보안기관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단속을 벌여 외화를 뜯어내 간부들에게 뇌물을 고이기 위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주 가격이 싼 물건도 중국 돈으로 사용했는데, 지금은 큰 물건도 국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단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외화를 국돈으로 교환하는 바보같은 장사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잘 아는 일부 장사꾼들은 물건을 도소매하는 과정에서 중국 돈을 쓰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장사꾼들 속에도 보안서 스파이들이 있기 때문에 언제 걸려들지 몰라 대부분 시장에서는 외화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화 사용 단속이 진행되자 주민들은 “화폐개혁 때 한 번 당했기 때문에 두 번 속지는 않는다”면서 “국가에서는 해마다 뭘 중시하라고 하지만 우리(주민들)에겐 외화 중시가 생명이다”이라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달 7일 현재 북한 시장에서 외화 환율은 1달러당 약 8150원, 1위안(元)은 1320원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돈 100위안짜리 한 장을 북한 돈으로 바꾸려면 최고액권인 5000원짜리 26장, 1000원짜리 2장으로 총 28장이 필요하다. 그만큼 장사꾼이나 상인들은 내화를 넣어 부피가 큰 돈 가방을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 같은 소식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외화 사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외화 단속을 하면 시장 경제는 물론 외화가 돌지 않기 때문에 무역거래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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