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매주 북한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지속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잘나가는 주민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상품을 구매하지만, 일반 서민들은 주로 중고 매대를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에서의 중고 상품 매매 실태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한국에서도 중고 제품을 매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다만 전자서비스 부분이 발전돼 인터넷으로도 쇼핑몰을 만들어 중고를 판매하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장마당에서나 혹은 이동 장사꾼들을 통해서만 중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 북한에서 있었을 때 중고 상품을 구매하거나 판매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요, 최근에는 북한 장마당에서도 중고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중고 상품을 사고 팔 수 있고요, 전통시장에서도 중고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이나 종류에 민감한 국민들이 신상품을 마련하는 과정에 중고 상품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건데요. 북한의 중고시장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북한의 중고시장 형성과정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한국 같은 경우엔 유행을 따르거나 혹은 자신들의 기호와 취미에 맞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일상적인데,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때문에 북한 시장에서의 중고 상품들은 국내산은 별로 없고,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것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 대부분이 유행이 지났다거나 혹은 모양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사용하던 상품들을 중고로 장마당에 내놓을 만큼의 여유가 없거든요. 대부분 주민들은 한 번 구매한 상품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사용하곤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장마당의 중고매장 상품들은 한국이나 외국 제품이 차지하고 있죠. 국경지역의 밀수나 무역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중고 제품들은 상업망에 유입되기도 하고 장마당을 통해 일반 주민들에게 유통되기도 합니다.
진행 : 북한 장마당에서 중고 매대는 주로 어떤 주민들이 이용하는 건가요?
기자 : 네. 북한 장마당에서 중고 매대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가정의 경제형편상 새것을 구매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중고 매대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가격도 싸지만 질적인 면에서도 새 상품과 비교해볼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중고 상품을 산다고 해요.
그제께 통화한 북한 주민도 남편의 패딩을 사려고 시장에 나갔다가 너무 비싸서 구매를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참에 중고 매대 옆을 지나게 됐다고 하는데요, 중고 매대에서 생각보다 싼 가격에 패딩을 구매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말이 중고지 얼핏 보기엔 몇 번 밖에 걸치지 않은 것처럼 새것이나 다름없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기쁜 마음에 구매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사람들이 중고 매대에서 상품을 많이 사냐’고 물었더니 ‘직접 구매해보니 새것을 구매하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이득을 보기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일부 잘사는 가정에서도 중고 매대 이용을 할 때가 있는데, 본인 걸 구매하는 게 아니라 집에 와서 일을 해주거나 심부름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인사치레로 주려는 목적으로 중고 상품을 사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중고 매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겠죠?
진행 : 간부 집에서도 이런 이유로 중고 매장을 이용하고 있고,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은 주민들도 지속 방문한다면 중고 매장 장사꾼들의 하루 수입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중고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상품은 주로 어떤 것인가요?
기자 : 네. 한국에서는 전자제품이라든가 의류, 신발, 스포츠관련 제품 등 다양한 품목들이 다 있잖아요? 하지만 북한의 중고 매장은 의류가 많습니다. 일부 텔레비전이나 선풍기를 비롯한 전기제품과 재봉기, 자전거 같은 기계제품도 있다고 하는데요, 구매자가 의류보다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중고 컴퓨터를 판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 수입이 가장 많은 사람들은 두말없이 의류 매대 장사꾼들이라고 하는데요, 하루에도 수십 벌을 팔기 때문에 수입이 쏠쏠하다고 합니다.
진행 : 이쯤 되면 북한에선 새것보다 중고가 더 잘 나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올해 함경북도의 대부분 지역이 수해피해를 받아 북한 경제상황은 나빠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인민경제도 덩달아 좋지 않다고 하네요. 그리고 북한 당국은 노동에 대한 대가로 식량이나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실정에서 주민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절약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싼 물건을 구매하게 되고 장마당 중고 매대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겁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이 저렴한 중고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새것과 중국의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나 되는가요?
기자 : 몇 가지 상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컬러텔레비전입니다. 중국산 새것은 75만 원, 80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중고는 4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일본산 중고 가격은 75만 원으로 중국산 새것과 비슷한 가격에 팔린다고 합니다. 아쉽게 한국산 텔레비전의 가격을 입수하지 못했는데요, 아마 새것도 물론이겠지만 중고가격에서도 한국산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롤러스케이트 가격을 말씀드리자면, 중국산 새것은 2만 원을 하지만 한국산 중고는 4만 5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산이 질이 좋다는 것을 대부분 북한 주민들이 다 알고 있어 중국산 새것보다 가격이 비싸도 한국산을 선호한다고 하더라고요.
다음은 자전거 가격인데요. 중국산은 25만, 혹은 30만 원 하지만 일본산 중고는 70~80만 원 하거든요, 그리고 장마당 중고 매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의류를 말씀드린다면 중고 내의 한 벌에 6000원을 한다고 합니다. 티셔츠는 한 장당 5000원을 하는데요, 약 2만 원에 팔리는 새것보다 훨씬 저렴하기 하죠. 이런 점에서 많은 주민들이 중고 제품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진행 : 북한 장마당에서 중고 상품들이 어떻게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잘 들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사는 주민들의 모습을 재차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장마당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북한 전체 지역에서 환율이나 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450원, 신의주 5300원, 혜산 558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 1kg당 평양 1140원, 신의주 115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230원, 신의주 8195원, 혜산은 821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50원, 신의주 1265원, 혜산은 127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8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56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550원, 신의주 8410원, 혜산에서는 849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6100원, 신의주 6200원, 혜산은 6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