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국제회의 준비 英 스웬슨-라이트 교수

“이번 회의는 북한 정부를 성토하는 회의가 아니라 북한과 관련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북한을 포용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어떻게 잘 북한 문제를 해결할 지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22일 열리는 제8회 북한 인권ㆍ난민 국제회의를 준비 중인 채텀하우스의 연구원이자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존 스웬슨-라이트(43) 박사는 미국보다 북한에 우호적이고, 북한과의 대화를 꾸준히 추구해온 영국에서 이번 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정치와 안보를 전공으로 하는 스웬슨-라이트 교수는 원래 일본학을 전공했고, 한국에 우호적인 친한파 학자이다. 그의 연구실 문에는 한국말로 자기 이름과 함께 “어서 오세요”라는 글귀가 쓰여져 있다.

다음은 스웬슨-라이트 교수와 일문일답.

— 이번 회의에 북한 관리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가.

▲ 인권은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도 피해갈 수 없는 보편적 문제이다.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회의가 아니라는 점을 북한쪽에 설득하고 있다. 북한에 중립적인 영국에서 회의가 열리고, 최근 북핵 상황이 진전되고 있어 북한 관리들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다. 막판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북한 관리들이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

—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자인 북한이 불참한다면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 그렇지 않다. 북한과 관련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들 대다수는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는 문제에 대해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 냉전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헬싱키협약이 북한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 유럽의 경험과 의견도 논의될 것이다.

— 케임브리지대학과 북한 사이에 학문적 교류가 있는가.

▲ 북한의 관리들이 서구의 금융시스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경영과 거시경제를 가르치는 3개월짜리 훈련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과 북한과의 학문적인 교류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 한국 새 정부의 대북한 정책과 대통령직인수위의 통일부-외교통상부 통합을 어떻게 보는가.

▲ 아직 어떤 평가를 하기 이르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대해 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리라는 것은 놀라울 게 못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고, 현재 국민 정서로 볼 때 북한정책에 대한 이런 변화는 환영을 받을 것이다.

다른 제도적 특징을 가진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어떻게 통합될 지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통일부는 북한과 관련한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외교통상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고, 미국 입장에 기울어져 있었다. 두 부서의 통합은 큰 변화이며, 두 부서 간에 갈등 가능성이 있다.

— 노무현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확대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인 계산을 덜하는 정치적이지 못한 정치인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고이즈미 전 총리와 비슷하다. 노무현 정부는 너무 가혹하게 평가받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나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 케임브리지대학에서 한국학의 위상은 어떤가.

▲ 중국학과 일본학에 비해 한국학은 상대적으로 뒤져 있다. 다행히 올 9월 학기부터 학국학 강좌가 새로 개설된다. 동아시아학과에 현대 한국학을 전공하는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냈다. 지난해 영화, 연극 등 한국의 문화가 영국에 많이 소개됐고, 북한에 대한 기사도 신문에 많이 나와서인지 학생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한국과의 인연은.

▲ 한국은 6∼7회 방문했고, 북한은 2004년 한 번 방문했다. 2002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월드컵 경기를 보았다. 매우 흥분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2004∼2005년에는 연세대 국제관계대학원과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3개월 지냈다.

경제와 민주화의 측면에서 한국의 변화 속도는 어떤 나라보다 빨랐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와 관련해 한국은 매력적이다.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수수께끼 같다. 한일관계는 영국과 아일랜드 관계와 닮았다.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룬 것이나 노래하고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점에서 한국과 아일랜드는 비슷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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