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번엔 평양출신 20대女 100여명 中에 파견

북한이 올해 초 미모의 20대 평양여성 100여 명을 선발해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시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북한 당국이 부족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노동력 수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이들 중에는 남성도 수 명이 포함됐다고 11일 전했다.

평양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평양시에서 성분 좋고 곱게(이쁘게) 생긴 100여 명의 여성들을 단둥에 있는 외화벌이 수산물 가공업회사에 파견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7일 중국 옌지의 한 북한 식당의 평양출신 20대 여성 종업원들이 옌지-단둥 버스터미널에서 평양으로 보내는 자신들의 물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설송아 기자

소식통은 “지난해 7월 지방에 있는 20대 여성들을 외화벌이로 파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학력까지 갖춘 여성들로 선발했다”면서 “월급은 대략 80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NK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7월 평안남도에서 성분 좋고 키가 160cm이상의 미모 여성 200여 명을 선발해 선양(瀋陽)시에서 소라포장을 하는 외화벌이 회사에 파견했다고 전했었다. 

당시 외화벌이 회사 관리 운영을 맡고 있던 평안남도 출신 남성이 여성들의 집을 방문해 부모들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어 “평양시민들의 평균 생활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해외로 외화벌이를 많이 내보내는 것이 내부적인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작년에 나간) 지방 여성들과는 달리 평양 여성들에게는 월급이 한 달도 밀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은 해외 외화벌이 파견 인력을 평양시민을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다. 평양시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러시아 벌목 노동자의 경우에도 지난 시기에는 20% 정도가 평양 시민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는 80~90%가 평양 시민이며, 중국, 동남아 등 식당, 의류가공업 외화벌이 파견 근로자들도 평양 여성으로 우선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또한 “단둥에 주재하는 외화벌이 회사도 사장이 대부분 평양 출신 40대 여성이다”면서 “단둥에는 북중합영회사가 많지만 평양시에서만 100명의 20대 여성들이 수산물 가공업 회사에 채용된 경우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평양시 생활소비 수준은 1990년대만 해도 지방 주민들의 출입통제로 시장유통이 지방보다 원활하지 않아 권력층과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평균 소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화벌이로 파견된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개인명의로 된 작은 마트와 같은 상점들이 생기는 등 일반 시민들의 평균 소비도 높아졌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평양시 20대 젊은 층에서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 경제활동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해외 외화벌이 파견 대상인 이들 여성들은 선발기준에 부합하도록 2년제 대학교에 입학하거나, 중국어를 배워 경력을 쌓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파견된 평양 여성들은 단둥 외화벌이 회사에서 수산물포장, 술 포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면서 “월급은 80달러이지만 연장근로와 야간작업 수당까지 하면 150달러까지 받을 수 있어 억척스럽게 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 여성들은 기술 숙련에 따라 월급차이가 있지만, 수당까지 합하면 평균 130달러를 받아 저축한다. 하지만 20대 여성들의 계약서상의 실제 월급은 약 400~500달러(2000위안~3000위안) 정도이지만, 이 중에서 70%는 국가 외화벌이 자금으로 당에 송금하고 나머지만 개인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외화벌이에 나간 평양 여성들은 선택받은 ‘행운아’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평양에서는 결혼준비를 할 때 남자는 집, 여자는 ‘장사밑천’을 준비한다는 문화가 퍼지면서 단둥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평양 여성들은 결혼 상대 선택에서도 우선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소식통은 왜 미모의 여성들을 해외 근로자로 선발하냐고 묻자 “외국에서 조선(북한) 여성들은 아름답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곱지(이쁘지) 않으면 나라 망신이기 때문에 무조건 고운 처녀만 선발하라고 지시가 내려와 인물이 기본선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파견한 근로자들의 월 평균 급여는 150~2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근로자들에게는 10~20%만 지급되고 나머지 80~90%는 충성자금·세금·숙식비 명목으로 당에 송금되고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