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자유치 자신감에 임금 대폭 인상”

북한이 이번 각 도(道) 주요 제강·제철·탄광 기업소 노동자들에게 시장 물가를 반영한 임금을 대폭 인상한 배경에는 이곳 기업소에 대한 외자(外資)를 유치해 재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30만 원(현물 20만 원 상당, 현금 10만 원) 임금 인상이 확인된 무산광산,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성진제강소는 과거 중국 관련 회사들의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 왔다. 실제로 성진제강소 등은 중국 기업들과 합작투자가 진행되기도 했다. 중국 기업에 외자를 유치 받아 생산 설비 등을 정비해 생산력을 제고시킴으로써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북한 당국의 계산인 셈이다. 


무산광산은 2010년까지 철광 채굴, 가공에 필요한 설비 및 자재를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투자를 받은 북한은 중국 기업에 생산된 광석을 수출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무산광산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의 교역량이 줄어 노동자들이 임금이 다소 인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진제강소는 2007년 중국의 제철회사인 탕산(唐山) 철광그룹이 최신식 용광로를 설치해주는 합작투자가 이뤄진 바 있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그동안 성진제강소와 김책제철연합기업소가 중국 기업들에 강선과 선철을 수출해온 만큼, 이번 강선과 선철에 대한 수요가 큰 중국 기업들의 외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동북 3성 개발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강선과 선철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외자유치가 수월하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인민생활에 관련된 상품 등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만큼의 경쟁력이 없지만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인 철광석을 통한 선철과 강선은 나름 경쟁력이 있다”면서 “선철과 강선의 경쟁력이 있는 만큼 외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자심감에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이 중국과 거래를 한다면 주문자생산수출방식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문자생산수출방식에 있어서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여건만 북한이 제대로 보장해 준다면 (선철·강선) 수출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임금인상은 기업의 생산과 판매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이 정책은 따로 하나만 생각하기 보다는 최근에 북한이 추진하는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외자유치사업과 같이 맞물리는 측면도 있다”고 관측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식량배급이나 물자 공급 같은 것을 폐지하고 현금으로 월급을 지급하여 시장에서 필요한 소비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이미 작년 6·28조치에 나와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채산성이 우선 개선되어 생산 및 판매가 어느 정도 먼저 해결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북한 내수경제가 어차피 거의 죽어 있는 상태에서 생산된 제품은 어차피 중국으로 수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추가로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김정은이 나와서 투자자산 보호나 안전을 담보하는 발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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