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오징어 남한에선 낙지?…’말 안통하네'”

“북한의 오징어가 남한에서는 낙지?”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은 60여년간의 분단으로 남북한이 심각한 언어 이질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31일자 1면에서 소개했다.

분단이 빚어낸 남북간 언어의 차이의 대표적인 사례는 ’일없습네다’라는 말. 문자 그대로는 별일 없다는 뜻이지만 북한에서는 ’괜찮습니다’라는 뜻으로 통한다.

북한의 오징어가 남한에서는 ’낙지’로, 낙지는 ’오징어’로 불리고 있다.

’미제’라는 단어도 북한에서는 ’미 제국주의자들’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남한에서는 ’미국산’을 의미해 그 뜻이 천양지차다.

친구를 뜻하는 ’동무’와 부모를 의미하는 ’아바이’ 역시 북한에서 공산주의 색채로 사용되면서 남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01년에 실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탈북자 가운데 24%만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탈북자 김영남(44)씨는 “처음에는 남한말의 10% 정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말은 빨리 배웠지만 억양을 고치는 것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들에게 북한 억양을 고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신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남북한으로 분단되면서 언어도 둘로 나눠졌다며 남북 언어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남북한 언어를 하나로 묶는 공통사전 만들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재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사무처장은 “통일에 대비해 남북한 공통의 언어 뿌리를 재발견하는 노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오는 2012년까지 30만 단어를 수록한 남북한 공통사전을 편찬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통사전 편찬 작업 역시 냉전의 짙은 그림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북한 당국의 엄격한 언어통제로 남북한 언어에 많은 차이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양측은 주민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은 물론 상대편의 TV 방송을 시청하거나 문학 작품을 보는 것을 중대 범죄로 다루는 등 엄격히 통제해왔다.

예를 들어 ’수령’이라는 단어의 경우 북한에서는 오직 김정일에게만 붙일 수 있는 최고의 경칭이지만 한국에서는 정치 분파나 파벌의 지도자, 심지어 악당 두목을 뜻한다.

’북괴’ 역시 마찬가지. 남한의 사전들은 북괴를 ’북한의 꼭두각시 정권’으로 풀이하고 있다.

남한의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영어 단어를 남북한 공통사전에 포함시킬지도 문제다.

이 사무처장은 “정치적 문제가 있는 단어는 빼고 있으며 남한에서 무차별적으로 도입한 외국어도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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