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화 `조심스런 해빙’ 조짐’

북한 영화가 조심스럽게 해빙 무드를 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자 문화면에 크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9월 개최된 제11차 평양국제영화축전을 지켜본 기자의 시각을 통해 관객들은 서구의 영화를 즐겼으며 때때로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에 대해서는 영사실에서의 `마분지’ 검열도 상당부분 완화됐다고 전했다.

이 영화제에는 미국.일본.한국 등을 제외한 중국.러시아.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45개국 100여편의 작품이 상영됐으며 12만여장의 티켓이 팔리거나 작업장에 배포됐다면서, 인기를 끈 작품은 중국 영화 `집결호’로 최우수 작품상, 기술상 등을 휩쓸었고, 영국 영화 `엘리자베스:황금시대’ 등도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영화관에서 관객들은 대형 스피커를 통해 자기 좌석에 앉을 것과 휴지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방송만 있었으며 서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 전화기를 끄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에서는 휴대폰이 불법으로 돼 있으며, 외국 관광객들도 공항에 도착해서 휴대폰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관객들과 외국인들(주로 배급자와 영화 제작자들)간의 장벽도 이전에 비해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안내원들은 주민들과의 직접 접촉은 차단하고 있었다고 한다.

NYT는 최근 북한 영화의 해빙 조짐으로 지난 2006년에 제작된 `한 여학생의 일기’를 예로 들었다.

대부분 북한 체제를 선전 선동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으로 꼽히는 장인학 감독의 이 영화는 평범한 가정의 한 여고생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린 것으로 북한에서 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칸느 영화제에까지 출품됐다.

프랑스 파리 소재의 배급사인 `프리티 픽처스’의 대표인 제임스 벨라즈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매우 특별하다. 북한에서의 인간의 삶을 어느 작품보다 잘 묘사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NYT 기자가 호텔에서 만난 장 감독은 “모든 사람이 영화를 사랑하지만 친애하는 지도자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천재적인 영화제작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몇년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위한 `영화인 훈련소’를 한 호텔에서 개최하도록 지시한 뒤 그곳에서 6개월동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브레이브하트’, `트로이’ 등 200여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제작 기술 등에 대한 보고서를 내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강 감독은 “김 위원장은 비록 현장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거의 매일 전화를 걸었고, 어떤 날은 아침 일찍 전화를 하면서 관심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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