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의 틈새 자유지대 협동조합과 가내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옥수수 껍질로 다양한 인민소비품을 만들고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초물생산협동조합을 소개했다. 초물은 풀이나 나무를 가지고 여러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신문은 깐지고(깐깐하고) 알뜰한 주인다운 생활기풍을 세울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를 인용, “신의주초물생산협동조합을 찾는 사람들마다 생산 공정들을 잘 갖추어 놓고 여러 가지 초물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조합에서는 강냉이 오사리(껍질)로 구럭(장보는 주머니)이나 방석, 모자 등을 만들며 심지어 이쁜 물감을 들여 꽃송이를 만들기도 하는데, 제품들이 탐탁하면서도 모양새도 괜찮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특히 이 조합에서 만든 구럭과 방석은 신의주를 찾는 중국의 사사여행자(친척방문자)들이나 외국인들도 흥미를 가지고 살펴보는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북한에서는 1984년 8월 3일 김정일이 평양시 경공업제품전시회를 찾은 것을 계기로 이 날을 기념해 ‘8.3인민소비품’운동을 시작했다. 초물생산협동조합도 이 운동의 일환으로 대용품이나 폐기물들을 이용해 새로운 소비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의주시 남송동에 위치한 신의주초물생산협동조합은 건강 문제로 인해 기본 생산자 능력(노동력)을 잃은 남성들과 여맹(북조선민주여성동맹)에 소속되어 있는 여성들로 이루어졌다. 조합에 속한 남성들은 주로 나이가 들었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여성들은 주로 주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통 ‘안면’이 없으면 이 조합에서 일하기 어렵다. 주로 간부집이나 돈이 많은 집 여성들로 이루어졌으며 일반 노동자, 사무원 가족 주부들은 이곳에 발붙일 수 없다.

이 조합이 간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일이 힘들지 않을 뿐 아니라 조직생활 규율이 강한 ‘여맹 조직 생활’이나 ‘동(洞) 세포 조직’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 여맹조직’은 전업주부인 북한 여성들의 조직인 조선민주여성동맹의 하부말단 조직이다. ‘동 세포조직’은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동 주민들 중에서 당원들이 생활하는 당조직이다.

‘동 세포’나 ‘동 여맹’에서 활동하려면 수입도 없으면서 동사무소에서 조직하는 갖가지 지원사업과 작업동원, 생활총화, 강연회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일들로 들볶인다.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다 해도 이러저러한 일정으로 들볶이기 쉽상이다.

그러나 조합에 소속되면 일단 동에서 조직되는 모든 사업에 빠질 수 있다. 조합이라는 조직체에 이름을 걸었기 때문에 동 일꾼들이 함부로 오라 가라를 할 수 없다.

또 조합에서는 일하면 일한 것 만큼 돈을 받는다. 남편의 얼굴 때문에 체면 유지도 해야 하는 여성들은 이 돈으로 간부집 아내 노릇도 한다. 무엇보다 조합 소속을 내세워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최고 매력이다.

북한에는 초물생산협동조합과 체계가 비슷한 가내반이라는 조직도 있다. 이런 곳들이 조직생활을 싫어하는 간부집 아내들과 살람살이가 괜찮은 집 여성들이 편하게 생활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북한에서 보기 드문 ‘자유지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