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엘리트 출신들이 예측한 ‘10년 후 북한’

▲ 『10명의 북한출신 엘리트들이 보는 ‘10년 후의 북한』(인간사랑)

그동안 북한의 현실을 고발하는 탈북자들의 수기와 관련서적이 적지 않게 출판되었지만, 북한 출신 엘리트들이 모여 북한의 미래를 예측한 학술서적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출신을 비롯한 엘리트층 탈북자들이 각자 북한에서 보고 겪은 전문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10명의 북한출신 엘리트들이 보는 ’10년 후의 북한’』(인간사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통일 시나리오가 들어 있다. 그런데 통일의 향방을 정해놓고 북한의 미래를 조합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북한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그 안에 통일의 그림을 자연스럽게 채색하고 있다.

특히 10년 후의 북한 사회를 ▲김정일이 현 체제 고수에 성공하는 경우 ▲중국이 북한에 친중 괴뢰정권을 세우는 경우 ▲북한이 변화되는 경우 등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눠 미래를 예측한 부분이 흥미롭다.

◆ 김정일이 현 체제 고수에 성공하는 경우

저자들은 김정일의 현 체제 고수전략이 성공할 경우 “더 이상 붕괴될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곧 대폭적인 개혁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며 “정치 ∙ 경제 ∙ 문화 영역에서 이제까지 실시했던 극단적인 독재통치 강도를 점차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그러나 “‘개방정책’은 쉽게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는 “개방을 하게 되면 김일성에 대한 김정일의 절대적인 우상화로 수립된 통치체제의 근본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

이들은 또한 ‘김정일의 현 체제유지 성공 가능성을 50%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도 현 상황에서는 북한에 대해 그 어떤 특단의 대책을 취할 수 없다 ▲남한도 현재 당장 북한을 흡수통일할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 중국이 북한에 친중 괴뢰정권을 세우는 경우

저자들은 북한 내 반(反)김정일 세력에 의한 군사정변이 있을 경우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게 해서 ‘북한에 친중 괴뢰정권을 세울 경우’ 중국은 “정치적인 면에서 김정일을 제거하고 김일성의 업적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일을 제거하는 것은 그가 국제사회에서는 물론 북한 내에서도 인민들의 원성이 높기 때문. 저자들은 김일성 업적에 대한 평가는 “등소평이 모택동을 평가했듯 ‘잘한 것 70%’ ‘잘못한 것 30%’ 수준에서 재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 남한의 정책에 의해 북한이 변화되는 경우

저자들은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대가를 지불하고, 남한은 계속 햇볕정책을 추진, 북한의 개혁정책을 이끌어 경제가 급속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럴 경우 “남북통일 전망은 오히려 요원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이 이미 오랫동안 당국이 하는 선전에 익숙해져 남북 합의에 의한 통일을 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며 “결국 북한이 살만하면 통일이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인간사랑. 522쪽. 1만5천원.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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